[스마트빅뱅⑤]당신의 개인정보 둥둥 떠다닙니다

입력 2011-02-09 11:00 수정 2011-02-0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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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양날의 칼...ID만으로 최소 9개 개인정보 누출

이제 막 결혼 4개월차에 접어든 신혼부부인 직장인 A씨는 스마트폰이 애물단지라는 것을 깨닫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결혼과 동시에 스마트폰을 구입한 아내가 트위터를 통해 특별한 용건 없는 글들을 줄줄이 남기곤 했는데, 수시로 울려대는 스마트폰 알림음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 졌기 때문. A씨에게는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전화처럼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

지난해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달렸다. SNS는 현대인들의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정치, 비즈니스 등에 영향력을 발휘했다. SNS를 하지 않는 사람은 시대에 뒤처진 사람으로 여겨질 정도다.

페이스북 관련 통계사이트인 소셜베이커스(socialbakers)에 따르면, 국내 페이스북 이용자는 2월 현재 기준 350만명에 달하며 지난해 말 250만 명에 비해 100만명이 늘었다. 트위터 역시 단기간에 가입자 수 200만 명을 돌파하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그러나 SNS 역풍도 만만찮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소통이 가능해졌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반대로 사생활 침해 논란이나 ‘마녀사냥’식 여론몰이 등 이용자 주의가 요구되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SNS는 양날의 칼인 셈이다.

◇SNS, “나를 잃어 버린다”= 최근 SNS 열풍 속에서 사생활 정보 유출 등 예기치 않았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SNS에 올린 사적인 대화나 ID를 통해 일상생활 등 개인정보 노출 가능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는 것.

실제로 트위터의 ID만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최소 9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트위터 ID을 통해 이름, 인맥정보, 사진 등 외모정보, 위치정보, 관심분야 등 취미정보, 일정(스케쥴), 가족 정보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트위터 외에 페이스북, 구글버즈, 미투데이, 블로그 등 다수의 SNS를 연동해 사용하는 ID의 경우에는 심지어 계좌 정보, 계좌 잔액, 신용카드 사용처 등 개인의 금융 관련 정보도 확인 할 수 있다.

이렇게 수집한 개인정보는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 SNS가 용의자의 신속한 공개수배와 검거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해외에선 누군가 집을 비운 사실이 트위터를 통해 알려져 절도범 표적이 된 사례도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SNS를 이용한 범죄 사례가 두드러지게 눈에 띄진 않고 있다. 그러나 트위터 팔로워들에게 '헌혈증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띄워 헌혈증을 수집한 후 암시장에서 이를 환자들에게 비싼 값을 받고 되팔거나, SNS를 통한 전자상거래인 소셜커머스를 통해 구매자를 모집해 돈을 챙긴 뒤 사라지는 사례들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취업·인사 포털 인크루트가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 5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22%가 입사원서에 SNS 주소를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지원자의 SNS를 확인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19.5%였다. 이들은 SNS를 통해 ‘실제 생활모습이나 인맥, 사회성’을 주로 파악하고, ‘지원자 신상을 자세히 확인’하는 용도로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 모래성에 쌓은 '인맥‘= SNS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시대 흐름에 뒤떨어지기 쉬운 시대가 도래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각종 온라인, 모바일 메신저를 비롯해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SNS로 연결된 채널을 통해 수많은 정보와 의견이 오가고 있다. 현실에서 SNS를 도외시 했다가는 자칫 원시인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SNS 세상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러나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도 덩달아 늘고 있다. 더 확대된 대화 채널, 온라인 인맥 관리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상황에 익숙치 않은 데서 오는 어려움이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이다.

최근 SNS 이용자 사이에서는 ‘반(反) SNS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세상을 바꿀 듯 한 기세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트윗(트위터에 올리는 글)하는 횟수만큼 사생활이 노출되고 가상세계 인맥에 대한 불신,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범람 등의 이유 탓에 반 SNS족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SNS를 반대하는 사이트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안티 트위터'라는 홈페이지는 트위터를 하지 않는 세계 각국의 유명인사들을 공개하고 있다. '가수 비욘세, 트위터 싫어해', '코미디언 릭키 제바이스도 안티 트위터' 등 유명인들의 발언을 토대로 반 트위터 운동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실에서 만남과 소통을 통해 실질적인 관리를 할 수 있는 인맥은 50명 내외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SNS 인맥의 범위는 무한대나 마찬가지다. 페이스북은 친구 수를 5000명으로 제한하지만 페이지를 개설하면 팔로워 수에 구애받지 않는 트위터처럼 인맥 구축 범위의 한계가 사라진다.

이러한 매력 때문에 사람들은 쉽게 온라인 인맥 늘리기에 집착하게 된다. 트위터에서는 '팔로워 수가 곧 영향력'이라는 공식이 이미 오래 전에 자리 잡았다.

업계 전문가는 “SNS 열풍에 특별히 필요성을 못 느끼면서도 나만 뒤쳐지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 때문에 피동적으로 동참하는 사람들이 접촉피로를 호소하고 있다"면서 "많은 인터넷 친구들을 얻으려 하다 소중한 진짜 친구를 잃어버릴 수도 있는 만큼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등 자신만의 원칙을 세워서 SNS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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