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Blog]자산운용사 "펀드 밀어주기 예전같지 않네"

입력 2011-02-0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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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자산운용사들이 관행적으로 대표 펀드에 자금을 몰빵(집중투자)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급증한 펀드환매로 이러한 상습적 관행이 통하지 않아 자산운용사들이 수익률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개인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주식형 펀드를 환매하고 나섰고 2010년에만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12조5283억원이 빠져나갔다. 이에 펀드 밀어주기 관행도 시장에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펀드 밀어주기 관행이란 자산운용사가 가장 먼저 설정된 펀드에 편입된 종목을 후속 펀드에 모집된 자금으로 대량 매입해 첫 번째 펀드의 수익률을 높여놓는 방식을 말한다.

가령 1호, 2호, 3호, 4호 펀드가 있다면 가장 먼저 설정된 1호 펀드에 편입된 종목들을 2호 펀드가 똑같이 사들이고 3호, 4호 펀드도 같은 종목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그러면 1호 펀드의 수익률은 급증하게 되지만 뒤늦게 만든 펀드의 수익률은 저조할 수 밖에 없다. 1호 펀드가 1만원에 산 A종목을 2호 펀드는 1만2000원에 사는 등 높아진 주가에 후발 펀드의 환매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산운용사가 1호 펀드의 수익률을 앞세워 집중 광고하기 때문에 고객들은 높은 수익률에 현혹된다.

그러나 후속 펀드일수록 규모는 커지지만 수익률은 저조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 때문에 금액 가중 평균 수익률을 밝히며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이같은 밀어주기식 관행으로 수익률을 올려 업계 상위권 자리를 지켰던 M자산운용은 펀드런에 자금 규모가 급감하면서 수익률은 시장 평균치를 밑돌았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때 40조원에 육박했던 M사의 주식형펀드는 올해 15조원대로 급감했다. 지난해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설정액 1000억원 이상)에서도 하위권을 맴돌았다.

이같은 저조한 수익률에 국민연금은 지난 25일 주식 위탁운용자금 1조4000억원 가운데 절반인 7000억원을 이날 한꺼번에 회수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펀드 환매로 인한 자금 증발로 규모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업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몇몇 자산운용사들은 대표 펀드 밀어주기 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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