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승계 완료…M&A·해외사업 가속화

입력 2011-02-10 10:41 수정 2011-02-1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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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신동빈 부회장(56)이 회장으로 전격 승진하면서 40여년 이상 유지했던 창업주 체제가 2세인 신동빈 체제로의 화려한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인 M&A 정책을 이어오며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이후의 인사여서 향후 그룹 전반의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10일 단행 예정인 그룹 인사에서 신동빈의 사람들로 불리는 롯데그룹 정책본부 내 각 실을 담당하고 있는 황각규, 이재혁, 채정병 부사장들이 대거 사장 승진이 예상되면서 완벽한 신동빈 회장 체제가 구축될 전망이다.

이재혁 부사장만 그룹 정책본부를 떠나 롯데칠성 대표를 맡고 나머지는 정책 본부 내에서 신 부회장 특유의 공격적 경영을 보좌하게 될 전망이다.

먼저 신동빈 회장의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M&A와 유통과 식품, 화학, 물류 등을 중점으로 한 영토확장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신 회장은 지난 9일 아사히 맥주 100만케이스 돌파 기념식에 참가해 직원들을 일일히 격려하며 맥주사업 확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롯데가 오비맥주를 인수하려고 검토한 적이 있던 만큼 신 부회장의 맥주 사업 확대 의지가 그만큼 강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최근 매물로 나온 대한통운의 인수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신 회장은 이날 대한통운 인수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민감한 사안이지만 롯데로지스틱스와 대한통운이 합쳐지면 시너지를 볼 수 있고 가격만 적정하다면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인수 의지를 내비쳤다.

‘글로벌 롯데’를 향한 그룹의 해외 영토확장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의 러시아, 중국, 동남아시아 진출은 물론 석유화학 부문의 M&A도 조건만 맞는다면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는 얘기다. 신 회장은 지난 해 G20 비지니스 서밋 리셉션 후 기자들과 만나 “좋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M&A에 나설 것이고 석유화학 부문은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더욱 키울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호남석유화학은 탄소복합재 전문기업 ‘데크항공’을 인수해 탄소섬유시장에 진출했다. 앞서 7월에는 말레이시아 최대 유화업체 타이탄을 1조5000억원에 인수하며 에틸렌 생산 기준 아시아 2위로 도약했다. 신회장은 “(석유화학 부문에서)최근 인도와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브릭스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후계구도가 확고해진 만큼 주요 사업에 대한 결정 속도도 예전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회장 승진이 됐다는 건 그룹 전반에 대해 이제 신회장이 콘트롤한다는 걸 의미한다”며 “M&A 결정이나 제반 사업확장 등에 대한 스피디한 경영이 신 회장 특유의 스타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승진이 롯데그룹의 후계구도가 완전히 정립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형 동주씨와의 후계 논란도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동빈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신격호 회장에 대한 거취도 관심을 끌고 있다. 신 회장이 승진했지만 신격호 회장은 경영에 당분간 경영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이 허락되는 한 예전처럼 왕성한 활동을 보이진 않더라도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보고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격호 회장의 사람으로 알려진 이인원 정책본부 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승진함에 따라 부회장에 오를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최초로 오너 일가가 아닌 부회장이 탄생하게 되면서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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