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귀재로 불리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병가를 낸 이후 자택에서 전화로 진두 지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 잡스 CEO가 요양을 위해 병가를 낸 이후에도 전략적 결정이나 제품 개발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며 전화로 회의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잡스 CEO가 병가 중에도 애플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잡스 CEO가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 본사와 팔로 알토에서 회사 임원과 함께 있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조만간 출시가 예상되는 태블릿PC ‘아이패드2’와 올 여름 나올 것으로 보이는 ‘아이폰5’ 개발에도 잡스 CEO가 계속 참여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WSJ은 지난 8일 애플이 아이패드 신모델 생산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또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업무 대행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잡스는 하루도 빠짐없이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는 소문도 흘러나오고 있다.
애플 대변인은 소문에 대해 “잡스는 애플의 CEO로서 요양 중에도 주요 전략에 대한 결정에 계속 참여할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잡스 CEO는 지난 2004과 2009년에도 요양을 위해 일을 쉰 적이 있다. 일부 직원들은 잡스의 부재 중 회사의 앞날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쿡 COO가 업무를 대신하는 동안 주가는 78%나 올랐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이번 잡스의 부재 중에도 안심하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월가 역시 잡스 CEO의 부재에 동요하지 않고 있다. 애플의 주가는 354.54달러로 병가 발표가 있던 지난달 17일 이후 1.7% 가량 올랐다.
자산운용사인 드리벤트 자산운용의 마이크 빙거 펀드매니저는 잡스 CEO 병가에 대해 “걱정이 된다”면서도 “잡스는 이노베이션을 주도하는 존재인 것이 사실이지만 잡스가 없어도 애플은 계속 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애플 전문가들은 잡스 CEO의 건강 상의 문제에 대해 6월초 열리는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WWDC에서는 잡스 CEO가 기조 강연과 함께 아이폰의 신모델을 발표하는 것이 관례로 돼있다.
모바일 광고회사인 몹클릭스의 비샬 구르부자니 공동 창업자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들은 잡스가 부활해 기조 강연을 할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올해 WWDC 개최일을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 몇 년간 회의장소로 사용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모스콘센터의 일정표에는 6월 5~9일 ‘기업 미팅’이 잡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