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강공’에 靑 ‘적반하장’

입력 2011-02-14 08:26 수정 2011-02-14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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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회담 무산 놓고 양측 간 ‘책임 전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역공에 나섰다. 그간 국회 등원 조건으로 내건 영수회담을 접고 국회에서의 투쟁을 전격 결정한 것. 이는 정국 파행에 대한 모든 책임을 청와대로 돌리는 대신 산적한 민생현안 해결의지를 통해 여론을 다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손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독재화의 길로 들어선 이 정권이 아무리 민주주의와 국회를 우롱해도 민생을 위해 국회를 열겠다”며 2월 임시국회 등원을 선언했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 대해선 “연연하지 않겠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손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애타는 민심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정부는 야당과 대화조차 꺼린다”면서 “이제 이 대통령에 대한 일말의 기대조차 접겠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또 이 대통령을 향해 ‘독재’ ‘귀하’ 등 거침없는 표현을 동원하며 작심하고 날을 세웠다. 그는 구제역, 전·월세 폭등, 물가 불안 등 사회현안을 거론한 뒤 “국민의 원망이 가축들의 핏물처럼 온 나라에 넘친다”며 “민심이 흉흉해지고 이명박 정권이 실패로 끝나 가면 귀하가 믿던 여당도 검찰도 언론도 돌아설 것을 모르느냐. 민주주의를 다시 공부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손 대표의 예상치를 웃도는 강공 수위에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등원 결정에 따른 혹시 있지 모를 당내 반발을 잠재우려는 의도도 포함됐다고 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청와대는 민주당의 국회 등원 결정을 반기면서도 영수회담 무산 원인을 청와대로 돌리는 것에 대해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진석 정무수석은 민주당의 등원 결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회동은 회동대로 해야지, 정략적으로 정치적 입지를 고려해서 이용하려 하듯 하면 안 된다”며 “(손 대표가) 논의의 진전을 스스로 가로막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국회 등원 조건으로 예산안 강행처리에 대한 이 대통령의 사과와 영수회담 등을 들고 나와 사태가 오늘에 이르렀다는 반론이다. 청와대는 앞서 첫 브리핑에서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가 표현이 과하다는 내부 지적에 따라 수정 브리핑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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