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Blog]먹튀 증권맨이 미워!

입력 2011-02-1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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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입사한 증권맨들도 1~2년만 지나면 ‘이직’을 생각한다. 빡빡한 낮 업무와 잦은 야근으로 지칠 때 쯤 입금되는 ‘깜짝’인센티브는 회사로 다시 맘을 돌리는 달콤한 마약이 된다.

지난해 주식시장 호황으로 여의도 증권맨들의 인센티브가 파격적으로 늘었다. 아니나 다를까 인센티브를 받자 마자 외국계 증권사로 옮기게 됐다며 사표를 슬그머니 내는 직원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성과급 시즌이면 으레 있는 일이지만 올해는 특히 많았다. ROE가 훌쩍 뛴 한 증권사는 노조측에서 별도의 성과급을 또 지급했다. 입금된 금액은 예년의 두배에 가까웠다.

A 증권사는 많게는 수억대 성과급이 나오는 IB팀이나 채권팀, 해외영업팀은 인센티브를 나눠주는 방식으로 ‘먹튀’를 막아보겠다고 나섰다. 엄밀히 말해 일한 만큼에 대한 보상을 정당하게 지급받는 거지만 거액을 쥐자 마자 회사를 그만 두면 ‘먹튀’로 보이게 마련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성과급은 그간의 노고에 대한 고마움과 앞으로도 올해도 잘 부탁한다는 당부가 함께 녹아있다”는 설명이다.

한 술 더 떠 지난해 말 조직개편차원에서 시도한 희망퇴직도 젊은 인력만 유출시킨 셈이 됐다. 승진이 미뤄진 중견급 이상의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리라 예상했지만 30대 초중반 ‘물 오른’ 증권맨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2년치 연봉을 한번에 받은 뒤 회사를 떠났다. 같은 부서로 옮기면 업무 차이가 크지 않고, 증권회사의 조직문화가 두드러지지 않아 이직은 어렵지 않다.

우려의 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 중형증권사 임원은 "젊은 친구들이 그러면 되나. 한우물을 파면서 전문성을 쌓는게 훨씬 이득이지. 이직해봤자 거기서 거기야. 차라리 친정이 낫다는 사람도 많아"라고 혀를 내차기도 한다. 선택은 당사자의 몫이다. 다만 연봉 인상과 직급 상향의 매력적인 조건을 한순간에 거절할 사람은 많지 않은게 현실이다. 증권사에게는 시련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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