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강국]창의적 인재양성 첫 걸음은 '공교육 강화'

입력 2011-02-14 11:12 수정 2011-02-14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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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및 입시제도 변화 없이 시대ㆍ사회흐름 못쫓아가

최근 우수인재 확보 및 육성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래사회를 이끌 우수인재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전문적인 지식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가 우수인재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우수인재라면 돈을 얼마든지 들여서라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우수인재 확보는 기업의 성패를 넘어 국가의 흥망성쇠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면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교육전문가들은 우선 새로운 인재상을 정립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시대에 맞는 인재 육성 필요

권정은 한국정보화진흥원 선임연구원은 “사회 변화에 따라 인재와 능력에 대한 요구도 변화된다”며 “변화의 흐름을 간파하고 이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인재’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특히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의 감소로 국가경쟁력 하락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다수의 우수인재 확보가 더욱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조벽 동국대학교 석좌교수는 “우선 명확한 인재상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인재상은 결국 우리가 도달할 목표지점”이라며 “글로벌 시대에는 결국 창의성, 전문성, 인성 등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정부주도의 공교육부터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글로벌 헤드헌팅 업체인 ‘맨파워’의 데이비드 아크리스 사장은 최근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정부가 육성해야 하는데, 정부는 필요없는 기술을 가진 인력만 양성하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은 한국과 일본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주요 선진국들은 미래인재 육성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은 ‘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인재와 창의성 면에서 세계를 선도할 것으로 목표로 제시했으며, 글로벌 휴대폰 1위 기업인 노키아로 유명한 핀란드의 경우 △헬싱키 공대 △헬싱키 예술디자인대 △헬싱키 경제대학 등을 통합해 융합과 접목을 통한 새로운 인재육성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학력과 학벌 중심의 사회문화적 구조를 가진 우리 현실에서 입시제도의 변화가 없이는 공교육제도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도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국내 주요기업들의 경우 겉으로는 ‘창의적 인재’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하면서도 신입사원 선발시 아직도 스팩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창의성 교육을 대학입시와 연계할 수 있는 입시제도의 변화가 요구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지식기반경제사회에서의 창조형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개혁의 방향과 과제’ 연구보고서를 통해 “창의적 인재선발을 위해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하고 서술·논술형 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 ‘한류’ 열풍 지속도 공교육부터

연예인 스타를 꿈꾸는 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의 성장과정을 담은 ‘드림하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가수와 영화배우를 중심으로 시작된 ‘한류’는 단순한 국내 스타들의 해외진출을 넘어 국가 브랜드 제고 및 외화획득이라는 또 다른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한류스타를 내세운 여행 상품은 3만4000명의 해외관광객을 한국으로 불러들였고, 그에 따른 매출도 700억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대형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몇몇 연예인들만의 인기에 쏠린 한류는 그 생명력이 짧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한림예술고등학교 김동민 교사는 “한류 열풍을 정부 중점 정책으로 삼고, 예술 고등학교를 이용해 확산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아이돌 그룹의 경우 연예활동을 위해 학교를 중퇴하는 경우가 많은데, 예고가 활성화돼 있었다면 서태지가 고등학교를 중퇴하지 않고 학습을 병행하며 연예의 꿈도 키울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더욱이 문화 컨텐츠 산업이 고부가가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 차원에서 어느 분야보다 사설학원 등과 같은 사교육 중심으로 이뤄지는 분야가 예술분야이다.

김 교사는 “최근 연예산업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아이돌 대부분이 10대에 가수생활을 시작하고 있다”며 “이들이 연예인 생활 이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공부와 일을 병행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향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시대변화에 따른 가치 변화에 주목해야

조벽 교수는 “시대가 변하면서 창의성, 전문성, 인성의 의미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착한 사람이 인성이 훌륭한 사람이지만 현대사회에서의 인성의 의미는 남과 더불어 일할 수 있는 소통의 능력을 일컫는다고 그는 전했다.

결국 중요한 점은 시대가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국가 교육제도, 교사들의 자질, 부모의 자식교육 방법, 사회 문화 등 복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크리스 대표는 “기업들이 인력을 채용한 후 산업 현장에 투입하기 위해 수년간 재교육시켜야 한다면 이는 학교 교육이 잘못돼 있다는 증거”라며 “정부 주도로 미래를 예측해 그에 맞는 교육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도 “부모는 아이들 스스로가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며 “교사들도 교실에서 다양한 질문이 나올 수 있도록 학습 분위기를 조성해야 창의적인 인재들이 양성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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