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들의 지난해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넥슨을 제외한 상장게임사 중 먼저 실적발표로 포문을 연 상위권 게임사들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웃음꽃이 피었지만 중위권 게임사들은 실적발표가 늦어지며 저조한 성적표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게임사 ‘웃고’=먼저 게임업계 선두주자인 엔씨소프트는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매출 6497억 원, 영업이익 2429억 원, 당기순이익 1738억 원을 달성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일회성 비용증가로 4분기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했지만 전년 대비 연결매출과 연결영업이익이 각각 2%와 4% 증가해 역대 최대다.
주력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은 서비스 이래 누적 매출이 3조원을 넘어서며 장수 온라인게임의 저력을 과시했다.
김석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차기작인 블레이드앤소울이 상반기에 비공개 테스트를 거쳐 연내 공개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며 길드워2도 연내 비공개 테스트가 예정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연말에 상용화 되더라도 본격적인 매출 및 실적개선은 2012년에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무서운 성장세를 나타낸 것은 네오위즈게임즈다. 11일 실적발표를 한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4267억원으로 매출목표인 4200억원을 초과달성했다고 밝혔다. 또 2010년 영업이익은 1088억원으로 연간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54%, 42% 껑충 뛴 것이다.
이는 월드컵 시즌 효과로 피파온라인2의 매출이 상승했고 아바(A.V.A), 스페셜포스 등이 견조한 성장을 보여준 덕분이다. 특히 대표 수출 게임으로 자리매김한 크로스파이어는 중국 동시접속자수 230만명을 기록하며 해외 매출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했다.
네오위즈게임즈 측은 크로스파이어가 베트남과 북미에서 호조이고 아바가 일본에서 선전하고 있으며 피파온라인2가 동남아에서, S4가 유럽에서 인기이고 세븐소울즈를 대만에서 올해 1월에 상용화했는데 반응이 좋다고 밝혀 올해도 게임매출의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NHN한게임의 지난해 게임 매출은 웹보드 사업 건전성 강화 정책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5.5% 감소한 4223억원을 기록해 네오위즈게임즈 보다 뒤처진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MMORPG 테라의 동시접속자수가 16~17만명의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연간 800~1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관측돼 향후 긍정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테라의 성장과 신규 게임의 추가 상용화가 이어질 경우 매출 성장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중견게임사 ‘울고’=이렇듯 대형게임업체가 함박웃음을 띄고 있지만 반면 게임 산업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중위권 게임업체들은 실적 공개 일정을 뒤로 미루며 부진한 성적표를 공개할 것으로 관측됐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와이디온라인, 엠게임, 한빛소프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액토즈소프트 등 중견업체들이 지난해 우울한 시기를 보낸 것.
와이디온라인은 지난해 매출은 504억원, 영업이익은 2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9%, 74.5% 각각 감소했다.
이는 ‘패온라인’, ‘프리스톤테일워’ 등 상용화 서비스로 안착하지 못하고 재무제표 상에서 잔존부실로 남은 5종의 게임들을 일괄적으로 정리하면서 나온 결과라는 것이 와이디온라인 측의 설명이다.
와이디온라인은 올해 상반기 서비스 예정인 마에스티아 온라인을 시작으로 게임 퍼블리싱에 집중할 예정이며 해외에 진출한 오디션2, 프리스톤테일2, 밴드마스터 등이 전 분기 대비 매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엠게임의 2009년 연간 매출은 559억원, 2010년 상반기 매출은 25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지난해에도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009년 4년만에 순이익 12억2500만원을 기록, 연간 단위 실적에서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한 한빛소프트는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빛소프트는 실적부진의 어려움 속에서도 최근 공개한 MMORPG 삼국지천과 낚시게임 그랑메르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주력 게임인 ‘미르의 전설2’의 해외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와 액토즈소프트의 성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성장성이 둔화 국면을 맞은 데다 신규 게임들의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동반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 산업의 허리를 담당할 중견기업들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는 각각 신작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여 반전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