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카드사, '농협법 개정안 통과될까' 촉각

입력 2011-02-1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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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분리 금융권 태풍의 눈 부각

2월 임시국회 개회를 앞둔 가운데 국회의 농협법 개정안 처리에 금융권에서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인 신용과 경제사업 분리는 농협의 오랜 숙원이지만 보험과 신용카드업계 입장에서는 치열한 영토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와 농협중앙회가 합의한 보험업 진출과 신용(금융)·경제(판매) 부문을 분리하는 농협법 개정안이 이달 임시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농협을 경제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로 분리하고 농협보험을 설립하는 내용의 농협법 개정안은 지난 2009년 12월 국회에 제출됐지만 1년2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진전이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농협법 개정안을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한다는 방침 아래 모든 역량을 모은다는 입장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그간 여건이 좋지만은 않았다. 최근까지만 해도 야당이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상임위인 농림수산식품위원회 통과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임시국회에서도 한나라당은 농협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할 주요법안으로 정했지만 통과시키지 못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정기국회 기간에도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국회 농식품위 법안심사소위 통과조차 실패했다.

그러나 정부가 농협의 경제사업활성화 방안을 농협법 본문에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 야당이 이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또 농협의 신경분리는 개정안 통과 후 1년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해 오는 4월부터 시작하는 2012년도 정부와의 예산협의에서 관련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해야 한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관측이다.

농협 역시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농협법 개정안을 통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농협 사업구조 개편에 대한 공감대가 많이 형성됐다”며 “다음 국회에서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농협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농협법 개정안을 차일피일 미룰 수 없다는 것이다. 농협 신용사업의 경우 지금과 같은 어정쩡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신한은행의 6분의 1, 우리은행의 3분의 1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등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농축산물 유통과 판매 등을 담당하는 경제부문과 은행·보험 등의 신용부문은 업무의 성격이나 사업목적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편 농협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농협 신용부문은 약 1년간 계열사 분리 등의 준비 작업을 거친 후 농협 금융지주 체제로 재편된다. 현재 중앙회 내부 분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농협보험은 계열사로 분리되는 것이 확정적이다. NH카드 역시 분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와 신용카드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농협의 보험 부문은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빅3’와 함께 4강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규모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용카드업게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 농협이 출시한 ‘NH채움카드’의 회원수는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농협카드 회원수는 7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정안이 발효되면 농협의 은행부문과 회원조합에 금융기관 보험대리점의 지위를 부여하는 보험업 진출에 유리한 조항이 상당수 포함돼 농어촌 지역 대부분을 독실할 가능성이 크다”며 “카드부문 영업이 본격화될 경우 롯데카드 등 중위권 카드사들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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