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컬쳐]한국야쿠르트 갤러리 우덕

입력 2011-02-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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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빌딩숲 속 ‘유산균’같은 문화공간

▲한국야쿠르트가 1997년부터 운영하는 갤러리 우덕(사진=한국야쿠르트)

강남대로를 지나서 빼곡히 들어선 빌딩 숲 사이에 한국야쿠르트의 문을 열고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내부가 확트인 갤러리가 위치해있다. 큼지막한 공간에 미술작품이 있어 여백의 미까지 준다. 강남 속 미술공간 갤러리 우덕은 강남 빌딩 숲 사이에서 정신적 여백의 미를 주는 건강선물이다.

1997년 처음 문을 연 갤러리 우덕은 한국야쿠르트 사옥 한 켠을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이라는 취지로 만들었다. ‘건강 사회 건설’이라는 창업이념 하에 꾸준히 ‘나눔경영’을 실천해온 한국야쿠르트가 국민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문화향유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사려된다.

지금은 아트경영이 기업들의 중요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 잡았지만 개관 당시만 해도 강남권에 비영리로 운영되는 갤러리는 매우 드물었다. 이러한 ‘갤러리 불모지’에 한국야쿠르트가 사옥 한 켠을 시민들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개방한 것은 당시 예술계에서도 큰 이슈가 됐다.

갤러리우덕은 “우리나라 미술계의 사랑방으로서,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겠다”는 개관 초기의 취지에 걸맞게 그 동안 다채롭고 실험적인 전시들을 열어왔다.

1997년 4월, 이신자 교수의‘타피스트리전’을 시작으로 갤러리우덕은 매년 17회 이상의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지금까지 225회째 미술전반에 걸친 다채로운 전시를 진행해 왔으며, 신진작가에서 중견, 원로작가들에게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작가들을 초대하여 오늘날 현대미술의 정체성을 모색했다.

갤러리우덕이 그동안 보여준 다양한 전시회는 단순히 어느 한 분야에 치중되지 않는다. 한국화, 서양화 등의 회화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형태의 조각전’, ‘여러 매체에 의한 작품 설치전’, ‘포토그래피 이미지전’, ‘일러스트레이션전’ 등 방대한 영역의 조형작업도 포용하고 있다.

갤러리우덕은 새롭고 다양한 이미지 재고의 기획전과 개인 및 단체 초대전 등의 정기적인 개최를 통하여 일관성 있고 선명한 주제의 전시를 선보였으며, 이와 더불어, 갤러리의 지역적 여건을 살려 강남권 미술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 가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갤러리우덕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무료로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지원을 하는 대표적인 기업메세나의 사례로 꼽힌다.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려면 1주일에 500만 원 가량의 대관료가 들지만 갤러리 우덕은 작가들을 위해 모든 전시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판매 수익금도 전부 작가에게로 돌아간다. 그래서 갤러리 우덕은 신진작가, 중견작가 할 것 없이 꼭 한 번 전시회를 열어보고 싶은 곳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15년간의 조건 없는 전시 공간 제공으로 인해 갤러리우덕을 거쳐 간 신진 작가들이 지금은 명망 높은 중견작가가 되어 활동하는 사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안성화, 이우림, 박미진 등 초창기 신인시절 그들의 창의성과 가능성을 보고 초대하여 전시회를 열게 한 것도 갤러리우덕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행해지고 있는 비전문인에 의한 갤러리 운영을 탈피하고, 우리나라 미술계의 원로를 갤러리 운영 책임자로 두어 전문적이고 자율성 있는 갤러리 운영을 추구해왔다.

개관 때부터 갤러리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신자 관장은 한국 섬유미술을 발전시켜온 예술계의 원로이며, 한국의 대표적인 예술인들이 소속되어 있는 대한민국예술원의 회원이기도 하다.

이신자 관장은 “그동안의 전시가 모두 기억에 남지만 1997년 우리나라 미술계의 대표 작가들을 모시고 한 첫 기획전 ‘한국미술의 지평을 열면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당시 참여한 작가 대부분이 예술원 회원이거나 우리나라 미술을 일구어 나가는 원로 중진작가들로 미술계에서 큰 관심을 받을 정도로 큰 규모의 전시회였다.

올해로 개관 14주년을 맞는 갤러리 우덕은 강남지역의 미술애호가들의 문화공간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는 현장수업을 위한 공간으로, 인근 직장인들에게는 점심시간에 예술 감상을 할 수 있는 휴식처로 자리 잡았다.

갤러리우덕은 올해도 입체, 평면, 서양화, 동양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신자 관장은 “젊은 신인 작가들에게는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쳐 보이는 전시회의 공간으로, 일반인들에게는 마음 편하게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키워나갈 것” 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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