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유혈사태 확산...국제사회 우려 표명

입력 2011-02-2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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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W "사망자 최소 173명"...美·EU, 무력진압 중단 촉구

리비아의 유혈사태로 인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리비아 정부는 정예부대와 민병대를 투입해 반정부 민주화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0일(현지시간) 유혈사태가 발생한 이후 닷새 동안 최소 17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현재까지 시위 도중 200명 이상이 숨졌으며 800여명이 부상했다.

현재 정부는 언론과 인터넷 차단에 나서 정확한 사망자 집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유럽연합(EU)은 리비아 정부의 유혈진압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아들 사이프 카다피에게 전화를 걸어 "리비아 정부의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국제사회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벵가지를 비롯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리비아 동부 도시 6곳으로의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EU는 리비아 정부에 대해 시위대의 유혈진압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리비아는 EU가 자국의 반정부 시위를 고무한다면서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불법이민을 통제하는데 협조하지 않겠다고 맞불을 놨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이하 외교대표)는 "우리가 줄곧 리비아 정부에 자제를 요구했다"면서 "이런 요구를 지속해 폭력을 종식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르너 호이어 독일 EU 정책 장관은 "리비아와 주변 다른 국가 당국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애슈턴 외교대표에 동의했다.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리비아는 석유 하나 없이 시민혁명에 성공한 튀지지보다 국민 생활 수준이 낮아 42년 독재정권 카다피에게 큰 불만을 품고 있다.

이란과 모로코에서도 이날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으며 전문가들은 민주화 물결이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에까지 번질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한편 바레인에서는 시위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바레인 정부는 바레인 정부는 지난 19일 수도 마나마 진주광장에 주둔해 있던 군 병력과 탱크들을 철수시키고 시위대의 진입을 허용하는 한편, 야권과의 대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레인 정부의 이같은 온건 기조는 강경 대응을 자제하고 시민들의 권리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 미국의 압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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