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콩고기 맛 좀 볼까

입력 2011-02-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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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여파로 돼지고기↑ 값싼‘안심 먹을거리’…주부들 인식 바뀌어

▲베지푸드의 콩고기 베지슬라이스(사진=베지푸드)

구제역으로 돼지고기보다 싼 콩고기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고 있다. 콩고기는 채식주의자나 스님이 주로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콩고기는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가공해, 돼지고기나 소고기와 비슷한 맛과 식감을 만든 것이다. 콩으로 만들어 건강에는 좋지만 가공방식 때문에 돼지고기보다 비싸고 육류 특유의 맛이 떨어져 찾는 사람이 제한적였다.

하지만 최근 돼지고기가 구제역 발발 전과 비교해서 평균 80% 이상 폭등하고 육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콩고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옥션은 지난달 1~9일 콩고기 식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배 이상 늘어났다고 21일 밝혔다. 구매 고객 분석 결과 65%가 30대 여성으로 주로 어린 자녀를 둔 주부들이 콩고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에 대한 불안감 외에도 소·돼지고기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도 대체용인 콩고기를 찾는 원인으로 풀이된다.

채식 전문 기업 베지푸드는 구제역이 이슈화되면서 콩고기에 대한 매출이 300%나 껑충뛰었다. 지난해 1월과 비교했을때는 4배나 늘었다. 실제로 채식 전문 쇼핑몰 ‘베지푸드’에선 1월 온라인 매출만 3200만원을 기록했다. 작년 월 평균 온라인 매출 1000만원에 비해 약 3.5배 증가했다.

베지푸드 강덕구 대리는 “구제역의 여파로 콩고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최근 식자재 유통업체에서부터 식당, 일반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콩고기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 15종의 콩고기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는 베지푸드는 최근 급식 납품업체들의 문의전화도 빗발치고 있다.

콩고기 전문기업 베지랜드는 구제역 여파로 인터넷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 모두 매출이 발발 전 대비 200% 올랐다. 베지랜드는 비수기인 겨울에도 콩고기에 대한 수요가 크게 급증한 것에 주목한다. 구제역 이슈가 있었지만 비수기에도 매출이 눈에 띄게 오른만큼 앞으로 매출이 대폭 오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에 베지랜드는 현재 매장 47개에서 추가적으로 2개를 더 늘린다. 창업문의도 늘어난만큼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며 콩고기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광주광역시 교육청이 초·중·고등학교에 주 1회 채식 급식을 시행하기로 결정한 것이 큰 호재라는 설명이다. 일주일에 6만명의 채식 수요가 생기는 만큼 채식 기업의 매출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베지랜드는 급식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간납업체로부터 문의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쇼핑몰 채식나라는 평소보다 콩고기 주문량이 2~3배나 급증했다. 채식나라 대표는 “구제역 발발로 콩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증했다”며 “일부 채식주의나 찾던 콩고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콩고기의 주요 수요층인 국내 채식 인구는 1%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적극적인 채식주의자는 2만여명으로 증가했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콩고기 수요가 늘고 있지만 콩고기를 제조하는 식품기업의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베지랜드는 대표적인 콩고기 제조·유통업체가 4~5곳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베지랜드 김승현 이사는 “콩고기 시장이 소비자들의 니즈(Needs)에 불구하고 업체가 많지않고 영세하다”며 “실질적인 소비와 공급 가운데 괴리가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콩고기 산업의 영세성에 불구하고 잠재수요가 크다고 밝혔다. 육류위주 식단이 가속화되면서 학생 10명 3~4명이 아토피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그는 성인병의 급증으로 채식이지만 고기의 맛을 볼 수 있는 콩고기 시장은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베지푸드 관계자는 “구제역 사태로 주고객 층이 채식 인구에서 일반인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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