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부채 또다른 '금융 뇌관'

입력 2011-02-22 11:19 수정 2011-02-2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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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곳 중 3곳 자본잠식...한해 번돈으로 이자도 못내

국내 골프장 업체들의 부채규모가 심각한 수준이다. 10곳 중 3곳 이상은 부채가 총자산을 웃도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자료를 통해 골프장을 운영 중인 기업 173곳의 2009년말 현재 재무 상태를 분석한 결과, 부채총액은 18조7217억원으로 1년간 5000억원 이상이 늘어났다. 기업당 평균 부채는 1082억5000만원으로 2008년보다 30여억원이 증가했다.

문제는 비정상적인 부채비율이다. 전국 골프장 업체들의 평균 부채비율은 지난 2009년말 현재 700%에 이르고 있다. 자기자본보다 빚이 7배가 많다는 것이다. 부채비율은 경영분석에서 기업의 건전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높은 부채비율은 이익구조에도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은 1에 지나지 않고 있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돈을 이자로 충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부채에 대한 금융비용 지급 의무를 이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보기 위한 지표다.

이와 함께 영업이익률까지 과거수준과 비교해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막대한 부채에 대한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국내 골프장들의 영업이익률은 해마다 급격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10%로 떨어졌다. 이듬해 12%로 소폭 상승한 모습을 보였지만 예전 수준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2010년과 올해 상황은 좋지 못하다.

지난해 골프장 내장객 수는 2572만5400명으로 전년보다 0.7% 감소했다. 골프장 수도 늘어나면서 영업환경은 매년 악화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조사대상 173곳 중 61곳은 2009년말 현재 부채가 자산을 웃도는 상태로 나타났다. 이미 자기 자본이 바닥이 난 완전 자본잠식상태의 기업들이다.

한편 기업의 자산총액은 지난 2009년말 현재 21조4465억9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2008년말 20조7512억1000만원과 비교해 3%가 증가한 수치다. 기업 1곳당 평균 자산규모는 전년도 1199억5000만원과 비교해 40억원이 늘어난 1239억7000만원이다.

이번 조사는 업종 분류상 주력사업이 골프장과 체육시설 운영업으로 등록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공기업과 비주력 사업으로 골프장을 소유한 기업은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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