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국회는 민생국회? 표심 겨냥한 재보선 전초전

입력 2011-02-23 08:55 수정 2011-02-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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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혼선 빚는 與, 극심한 인물난의 野

여야 모두 2월국회에 열을 올리는 듯 하지만 속내는 재보선에 가 있다. 패할 경우 불어닥칠 후폭풍은 지도부 교체로도 이어질 수 있다. 2월 임시국회가 재보선 민심을 겨냥한 전초전의 성격을 띨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나라당 = 한승수(강원)-정운찬(분당)-김태호(김해)로 이어지는 총리급 벨트를 띄웠지만 교통정리가 쉽지 않다. 소위 관(官)빨이 먹히는 강원도의 경우 인물 경쟁력을 갖춘 한승수 모시기에 여념이 없지만 본인의 불명확한 입장이 문제다.

본지와 만난 한 최고위원은 “최근 한 전 총리를 만나봤지만 나올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당 핵심관계자도 “한 전 총리가 나서주면 좋겠지만 지금 분위기로선 어려울 것 같다”며 대안으로 엄기영 전 MBC사장을 꼽았다.

분당은 여권 실세들 간 힘겨루기로까지 비화되는 양상이다. 강재섭 전 대표가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 표밭갈이에 들어간 가운데 청와대를 중심으로 정운찬 전 총리 차출론이 제기되며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에 대한 당내 비토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아 의외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해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결단이 요구되는 지역이다. 총리 낙마 이후 중국에 머물며 권토중래하던 김 전 지사가 ‘노무현 성지’에서 칼을 빼들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측근들 사이에서도 격론이 오가는 가운데 그가 내달 초 입국할 것으로 전해져 입장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박연차게이트로 인해 이뤄지는 보선에서 박연차와 연관 있는 사람을 내세우는 게 말이 되느냐”며 강하게 반발할 조짐이어서 최종결정까진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이해관계가 충돌하며 내부혼선을 빚으면서도 민심은 놓치지 않겠다는 게 한나라당 입장이다. 그래선지 과학비즈니스벨트, 동남권신공항, 이슬람채권법 등 표심을 좌우할 수 있는 뜨거운 감자들은 모두 재보선 이후로 미룰 방침이다.

◇민주당 = 사활을 걸어야 하는 전장(戰場)에서 정작 장수는 보이질 않고 있다. 필승카드로 거론됐던 인물들이 하나둘 불출마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사수해야 할 강원도의 경우 손학규 대표가 직접 나서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설득에 매달렸지만 그의 고사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광재 동정론에 힘입어 야권 후보들 중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이던 이정숙씨(이광재 전 지사 아내)마저 22일 고심 끝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패를 본 뒤 맞춤형 카드를 내세우겠단 전략으로 급선회했다. 엄기영 전 사장이 나설 경우 최문순 의원을 붙여 MBC 내전으로 몰고, 다른 주자가 나서면 김대유 전 청와대 경제수숙 등 관료 출신의 인물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방인 순천은 야권연대 차원에서 손 대표가 사실상 무공천 방침을 정해 민주노동당 유력후보인 김선동 전 사무총장이 나설 공산이 크다. 그러나 민주당 예비후보들을 비롯해 호남권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김해는 친노 진영이 적극 지원에 나섰던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이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안 부재에 빠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씨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이 카드로 검토되고 있으나 친노의 지원을 기대하기엔 역부족이다. 국민참여당의 양보 요구 수위가 높아지고 있지만 전국정당 차원에서라도 민주당이 쉽게 물러설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김해는 주군의 성지를 지키겠다는 친노 진영의 선택에 좌우될 공산이 크다. 인물난에 빠지면서 당내에선 비주류를 중심으로 손 대표가 직접 분당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으나 손 대표 측은 “무덤 파놓고 들어가라는 것이냐”며 일축하고 있다. 대신 야권연대와 2월국회에서의 활약을 통해 민심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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