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원세훈…돌파구는?

입력 2011-02-2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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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특사단 잠입 사건, 여권 ‘경질론’ 확산…권력갈등설까지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국정원 직원이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무단으로 침입한 사실이 언론에 유출되면서 여권 내부에서조차 사퇴압력이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의 어설픈 정보수집 활동은 지난해 리비아 사태에 이어 두 번째다. 외교적 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여기에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내·외부 권력 암투설까지 제기되면서 원 원장은 가시방석에 앉게 됐다.

◇‘샌드위치’ 원세훈= 원 원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서울시청에서 근무한 ‘복심’이다. 경질설까지 흘러나오는 상태지만 청와대조차 침묵을 지키면서 여론의 행방을 주시하고 있다.

최근 장수만 방위사업청장, 정동기 감사원장 등 이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연거푸 제기된 데 이어 원 원장까지 ‘사고’를 치면서 집권 4년차 레임덕(권력누수)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여당에서는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 계파 가릴 것 없이 원 원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대북 정보도 문제시 되는 상황에 국정원이 이번 사건으로 국제적으로 웃음을 샀다”며 원 원장 경질을 강력히 주장했다.

서병수 최고위원도 “정보활동이 어려운 외부나 해외가 아니고 국내에서 국익을 훼손하고 나라를 망신시킨 행태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동조했다.

심지어 국정원 내부에도 공무원 출신 ‘비전문가’인 원 원장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는 설도 제기된다. 원 원장은 과거 서울시 행정1부시장 등을 거치는 등 33년여의 공직생활 대부분을 서울시에서 보낸 지방행정 전문가라 정보수집을 업무로 하는 국정원과는 연결고리가 사실 없다.

국정원 내부도 복잡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원장은 지난 2009년 초 취임한 후 두 달에 한번 꼴로 직원들의 보직을 바꾸는 등 수시로 인사를 실시해 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원 원장이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려 내부 불만을 자초했다는 설이 흘러나온다.

지난해 6월 국정원 직원이 리비아와 외교적 문제를 일으키는 등 이번 같은 사태가 한번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의 조직 장악력도 도마 위에 오르는 상태다.

◇내·외부 암투설까지=이번 인도네시아 특사단 잠입 사건 배경을 두고 국정원 내부 원 원장 반대파의 압력이거나 국방부와의 암투설까지 제기된다.

앞서 원 원장은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1급 이상 고위직을 대거 교체했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과 친한 직원들도 밀려나면서 반격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 이번 사태가 국정원과 국방부간 '갈등의 산물'이라는 설도 나돈다. 국방부가 고등훈련기 ‘T-50’ 등 군사무기에 대한 인도네시아 수출입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의 '국정원 개입설'이다.

실제로 국방부 측 A대령이 국정원을 골탕먹이기 위해 잠입 사건을 112에 신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앞서 국방부와 국정원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사태를 거치면서도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국정원 간부가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북한이 서해 5도에 대한 공격 명령을 내렸다는 내용을 8월 감청을 통해 파악했다”고 말해 책임 소재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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