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0% "일반약 슈퍼 판매 찬성"

입력 2011-02-25 11:00 수정 2011-02-2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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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심야 공휴일에 공공장소서 구입 가능케

약사회 “안전성이 관건...반드시 저지”

결혼 4년차를 맞은 새내기 주부 곽모(34)씨는 얼마 전 새벽에 온 동내를 뛰어다녀야 했다. 3살 배기 아들이 갑자기 열이 올라 해열제를 파는 약국을 찾기 위해서다. 결국 약국을 찾지 못하고 119를 불러 응급실을 찾아, 놀란 가슴을 쓰러내려야 했다.

지난해 말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우리도 선진국 처럼 일반의약품 판매(슈퍼,편의점)를 확대해야 한다”는 발언 이후 일반약 슈퍼 판매 여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재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일반약 슈퍼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 다수는 일반약 슈퍼 판매를 찬성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말 서울과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국민 10명중 7명은 일반약 약국 외 판매를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도 일반약 슈퍼 판매를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5일“심야나 공휴일에 공공 장소에서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점차 확대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처음부터 일반약을 슈퍼판매 할 경우 안전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먼저 대형마트나 소방서, 경찰지구대 등 공공기관에서 먼저 실시해 점차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복지부가 현재 의약품으로 생산되는 일반약 허가사항을 의약외품으로 변경할 경우 선진국 처럼 슈퍼 등에서 일반약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시민단체 역시 일반약 슈퍼 판매는 전 세계의 흐름이라며 거들고 있다.

한국환자단체대표 안기종 상임회장은“일반의약품 슈퍼판매 논쟁은 시기적절하고 이제는 이에 대한 합리적인 해결점을 찾아야만 한다"면서 "복지부는 심야나 주말에 환자의 일반약 구입 불편 해소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반면, 대한약사회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반약이 슈퍼 판매될 경우 의약품 안전성 논란을 가지고 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약사회 김구 회장은 “일반약 슈퍼판매 허용과 일반인 약국 개설 주장으로 인해 전국 6만 약사들이 분노하고 있다"라며 "우리의 결연한 의지를 모아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일반약의 사용에 있어 전문적인 약사의 조언과 복약지도를 부정한다면 환자들은 오로지 광고에만 의존해서 슈퍼에서 의약품을 선택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선진국들은 일반약 슈퍼판매를 허용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익단체들의 눈치를 살피는 동안 국민들의 심야 일반약 구입 불편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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