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이슬람채권법'에 대한 기독교계의 반발이 그 어느 때보다도 거세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직간접적으로 도왔고, 현 정부의 든든한 우군이었던 기독교계가 이제는 이 대통령 '하야'까지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청와대는 "이슬람채권법은 재원을 조달하는 새로운 길을 열기 위한 것"이라며 이슬람채권법에 찬성 입장을 밝혔고, 정부와 한나라당도 2월 임시국회에서 '이슬람채권과세특례를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기독교계가 집단적으로 반대 운동에 나서면서 법안 처리는 유보된 상태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지난 24일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이승훈 순복음교회 단임목사의 한국기독교회협의회 회장 취임 감사예배 축사에서 "정부가 이슬람채권법을 계속 추진 할 경우 이 대통령의 하야 운동을 벌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목사는 또 "정부가 이슬람 지하자금을 받기 위해 이슬람을 지지하는 일이 생기면 철저히 이 대통령과 현 정부와도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라며 "이건 단순한 돈이 아니다. 이슬람 포교가 수반되는 것이다”라고 격앙된 어조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개신교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장로교총연합회가 공식적인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고 개별 교단과 함께 대형교회까지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여당을 겨냥해 낙선운동까지 나서겠다며 강하게 압박했다. 길자연 한기총 대표회장을 비롯한 교단 대표들은 지난 17일 안상수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를 만나 "이슬람채권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찬성한 의원들을 상대로 낙선 운동을 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슬람채권법은 기획재정부가 외자 유치 차원에서 추진하는 법안으로 이슬람 채권인 수쿠크에 과세특례를 적용해 양도세 부가세 취득세 등록세 등 각종 세금을 면제해 주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연말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를 통과했으나 재정위 전체회의에서 보류됐다. 그때도 개신교계의 반대가 크게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