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봄방학을 끝내고 내달 2일 초·중·고·대학이 일제히 새학기를 시작한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과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는 만큼 설레여야 하지만 학교가기가 두렵다.
지난해 11월 부터 시작된 구제역 여파로 전국 4600여곳의 구제역 및 AI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흘러나오고 있어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학교의 학생들은 물 마시기가 두렵다.
새학기 등록금 고지서를 받아든 학부모들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하다. 정부가 대학에 등록금 동결을 권고했지만 일부 대학을 제외한 상당수 대학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등록금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조금이나마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에 나서기도 하지만 시급 2000~3000원 받아서 학비를 충당하기가 역부족이다. 학자금 대출을 생각해 보지만 5% 가까이 달하는 높은 이자율에 취업후에는 복리로 갚을 생각을 하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결국 일부 여대생들은 짧은기간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유흥업소를 찾아가야만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도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고민꺼리다. 구제역과 폭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자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학교식당들이 일제히 음식값을 올리고 있다.
한 대학교 학생식당 관계자는 "학교측과 협의를 통해 새학기 부터 100~200원 정도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100년만의 폭설과 해빙기 노후화된 학교가 붕괴되지나 않을까 학생들은 걱정이 많다.
전국 6만6317개 초·중·고교 교육시설중 110개동이 안전점검에서 D, E등급 판정을 받았다. 중점관리대상인 C등급을 받은 학교시설도 1348동에 달한다.
D, E급을 받은 건물은 재난위험시설로 분류된다. D등급은 노후화 또는 구조적 결함으로 긴급한 보수·보강과 사용 제한이 필요한 상태, E등급은 심각한 결함으로 안전성에 위험이 있어 사용금지 및 개축이 필요한 실정이다.
치솟는 등록금, 붕괴될지 모르는 학교건물, 불안한 학교식수 등 학교 대란으로 학생들이 학교가기가 두려운 만큼 교육당국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