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1년반만에 최저

입력 2011-02-28 11:53 수정 2011-02-2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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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BSI ‘86’…7개월째 기준치 이하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으로 원유 등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제조업의 경기수준을 판단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악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국 2443개의 기업(제조업 1583, 비제조업 860)을 대상으로 조사해 28일 발표한 ‘2011년 2월 BSI’에 따르면 2월 제조업의 업황BSI는 88로 1월에 비해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9년 8월(86)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7개월째 기준치(100)를 밑돌고 있다.

BSI는 100을 넘으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100 밑이면 그 반대다.

기업의 체감경기가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이유는 유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경제성장이 맞물리고 있다. 희귀 금속, 철강 등 다른 원자재 수요급등으로 인한 가격상승은 구입 부담을 가중시킨다.

실제 2월 제조업의 원자재 구입가격BSI는 전달 대비 1포인트 하락한 135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수치는 2년5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문제는 기업들이 다음달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점이다. 3월 원자재 구입가격 전망BSI 137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 전자·영상·통신장비, 조선·기타운수 등이 크게 늘었다. 자동차의 3월 원자재 구입가격 전망BSI는 147로 2월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125)와 조선·기타운수(158)도 각각 3.20포인트 상승했다. 국내의 수출 첨병들에게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실제 지난달 경상수지는 2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 전달(18억8000만달러)에 비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금액이 증가한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경우 3월에는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한은의 이번 조사기간(2월14일~2월21일)은 리비아 내전 사태로 두바이유가 100달러를 돌파하는 시장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원유가 상승에 대한 기업 염려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제조업의 3월 업황 전망 BSI는 96으로 전달 대비 5포인트 상승했지만 8개월째 100을 밑돌고 있다.

손원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과장은 “원자재 구입 가격은 최근 2~3년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리비아 사태가 확산하면 원유 구입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의 경영애로사항 중 원자재 가격상승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2월에는 24.6%를 기록 애로사항 1위를 차지했다. 전달 대비 1.0% 상승했으며 지난해 12월에 비해서는 5.8%나 늘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27일 전국 1326개 제조업체를 조사해 발표한 ‘2011년 2분기 BSI’도 108로 집계돼 전분기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2분기(128) 이후 4분기 연속 둔화하고 있다.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업체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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