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라응찬의 功 그리고 스톡옵션

입력 2011-03-02 11:00 수정 2011-03-0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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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내분사태’의 주역 중 한명이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이번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논란에 휩싸였다. 신한금융 이사회가 금융실명제법 위반 등으로 불명예 퇴진한 라응찬 전 회장에 대해 거액의 스톡옵션 행사 권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으며, 라 전 회장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차익을 남겼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논란의 발단은 신한금융 측은 법적인 문제가 없어 취소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라 전 회장이 금융실명제법 위반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고 신한금융사태의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8월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투자로 국민은행에 4000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 등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아 스톡옵션이 취소된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의 사례와도 대비된다는 것.

하지만 무작정 강 전 행장과 비교해 일괄적으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는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물론 금융업계에서 제기한 ‘도덕적 해이’ 부분에 대해선 충분히 공감하고 신한금융 이사회의 신중한 결정이 필요했다. 그러나 ‘신한 내분사태’의 주역에 앞서 오늘날 ‘글로벌 신한금융’을 만든 일등 공신이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지금이야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를 향한 성과급 과다 논란과 금융당국의 장기성과 보상체계 도입 권고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 폐지됐지만 스톡옵션 제도가 경영성과에 대한 보상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이번에 라 전 회장이 행사한 스톡옵션 역시 2005년부터 2008년에 받은 것이다. 따라서 스톡옵션의 부여 취지를 감안할 때 신한금융 사태 이전에 이미 행사수량이 확정되고 행사 가능시기가 도래한 부여분에 대해서는 라 전 회장의 공로를 인정하는 유연성도 발휘돼야 하지 않을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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