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명품매거진 최신호를 통해 영국 엘리자베스 시대의 유명 저택인 버흘리 하우스의 매니저 미란다 록과 그의 가족들은 다양한 예술작품에 둘러 쌓여 명품생활을 영위한다며 그들의 생활을 소개했다.
버흘리 하우스는 영국 스탬퍼드 근처에 위치한 16세기 저택으로 엘리자베스 시대의 전형적인 건축물의 특징인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엘리자베스 1세 즉위와 더불어 국무장관과 재무장관을 역임한 윌리엄 세실이 1587년에 건설했으며 400년 이상 세실가(家)가 소유하고 있다.
건축보존단체는 세실가를 대신해 버흘리 하우스를 보살필 매니저를 임명한다.
건축보존단체는 115개에 달하는 방이 있는 버흘리 하우스를 관리할 수 있도록 매니저가 일부 공간에서 지낼 수 있도록 허용한다.
지난 2007년 미란다는 어머니 빅토리아 여사의 뒤를 이어 버흘리 하우스의 매니저로 임명됐다.
미란다가 버흘리 하우스의 매니저를 맡으면서 그의 남편 올란도 록과 4명의 자녀들도 런던의 화려한 도시생활을 뒤로 하고 스탬퍼드행을 택했다.
올란도는 유명 예술품 경매업체 크리스티즈의 근무도 접고 버흘리 하우스에서 살기로 마음먹었다.
버흘리 하우스에서 생활하는 특권은 수십억 달러와 맞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버흘리 하우스는 오랫 기간동안 수집한 회화, 도자기, 가구 등 다양한 예술작품을 소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253파운드에 달하는 유럽 최대의 은색 와인탱크부터 인도 무굴제국의 향수용기까지 35개의 침실은 400여개 이상의 예술품들로 가득차 있다.
17세기 이탈리아 화가인 안토니오 베리오가 그린 ‘천국의 방’과 ‘지옥의 계단’을 매일 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특권이 아닐 수 없다.
버흘리 하우스는 화려한 건축 디자인과 예술품으로 오만과 편견, 다빈치 코드 등 다양한 영화 촬영지로 손꼽힌다.
하지만 대중에 공개되는 버흘리 하우스를 관리하는 동시에 개인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미란다는 “예술적 가치가 높은 저택을 관리하는 것은 기업을 경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시간과 규모에 맞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저녁 때 버흘리 하우스의 조명을 침실별로 맞추고 보안알람을 켜는 데만 꼬박 한 시간이 걸릴 정도.
사생활도 침해받기 일쑤다. 지난해 버흘리 하우스를 찾아간 관광객은 최소 10만명이 넘는다.
미란다 가족의 주방은 버흘리 하우스를 찾는 관광객을 위한 리셉션룸과 함께 지하에 있다.
부부와 자녀들의 침실은 3층과 지붕 사이에 끼여 있다.
미란다는 “창을 통해 보이는 광경은 침실과 주방을 오가는 데 필요한 계단을 오르내리는 수고를 덜어줄 만큼 아름답다”고 말했다.
버흘리 하우스의 지붕에는 석조 피라미드와 고전 양식의 원기둥처럼 위장한 굴뚝, 후추병처럼 생긴 타원 등이 촘촘히 솟아 있다.
버흘리 하우스의 복잡한 스카이라인은 서쪽에서 보면 좌우대칭을 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