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중국' 美서 성공하려면 로비해라

입력 2011-03-0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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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업 로비액, 42만5000달러 불과...로비 확대ㆍ규제 절차 이해 필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미국 기술벤처 인수 실패가 다른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에 교훈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기업은 미국의 정치가와 기업가들의 중국에 대한 우려를 과소평가하고 로비도 등한시해왔다면서 미국 진출을 시도하는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정책 입안자와 이해당사자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5월 200만달러(약 22억원)에 미국 기술벤처인 3리프를 인수했지만 첨단기술의 중국 유출을 우려해 미국 외국투자위원회(CFIUS)가 인수 철회를 지시해 뜻을 꺾을 수 밖에 없었다.

중국 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부정적 인식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의 정치가와 기업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고 컴퓨터 해킹을 자행하고 있으며 위안화 절하로 무역불균형을 일으킨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같은 부정적 인식은 의회와 정부 등에서 중국 투자를 심사에 큰 영향을 미치기 쉽다는 평가다.

CFIUS가 화웨이의 3리프 인수를 심사한 직후 미국 의원들은 화웨이는 중국군과 연관이 있고 안보 관련 기밀이 미국 밖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화웨이 인수를 반대하는 서한을 CFIUS에 보냈다.

미국의 투자장벽을 넘기 위해서 중국 기업들은 로비를 늘리고 미국의 규제 절차에 대해 철저히 이해한 후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선라이트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이 미국 연방로비스트들에게 쓴 비용은 42만5000달러(약 5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미국 상공회의소는 로비 자금으로 8100만달러를 사용했다.

로비를 통해 미국 의원들과 각종 이해당사자들에게 중국의 투자가 미국에 줄 수 있는 이점을 설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화웨이는 중국군과 관련됐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미국 정부에 조사를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최근 보냈다.

화웨이의 움직임이 더 빨랐다면 3리프 인수가 실패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다.

미국의 규제와 법률 제도를 이해하고 이에 미리 대처하는 것도 중국 기업이 부족한 부분.

화웨이가 3리프를 인수하면서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인수 초기에 CFIUS의 승인을 미리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화웨이는 3리프 전체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자산과 종업원을 인수하고 그 규모도 작아서 CFIUS의 승인을 미리 받지 않았다고 변명했다.

미국의 규제 절차를 서투르게 이해했기 때문에 회사가 큰 손실을 입은 것.

미국 언론매체에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중국 기업의 최고 임원들이 신문이나 방송에 자주 나오고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회사의 신뢰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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