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7일 국내 신용카드 업계에 지나친 외형확대 경쟁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카드업계의 불법 회원 모집행위 등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 엄중히 제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원장은 이날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조찬간담회를 열고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최근 카드시장 및 대내외 금융경제 여건을 감안해 볼 때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카드사 간 부가서비스 경쟁 심화, 수수료 인하 등으로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위험이 큰 카드론 및 리볼빙서비스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될 경우 저신용 회원을 중심으로 채무상환 능력이 약화돼 연체율이 상승하고 카드자산의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 원장은 특히 "최근 KB국민카드 분사 등을 계기로 올해 카드사 간 시장점유율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02년카드사태처럼 리스크(위험) 관리가 수반되지 않은 과도한 외형확대가 초래될 위험도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김 원장의 경고는 최근 신용카드 발급 수, 모집인 수 등 마케팅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원장은 "대부분 금융위기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 현상 중 하나는 호황기에 금융회사들이 무리한 외형확대 경쟁을 벌였던 것"이라며 "카드사태도 카드자산 외형확대 경쟁으로 급증했던 카드자산이 부실화되기 시작한 것이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상손실률 분석이 끝나는 대로 감독규정을 개정해 카드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상향 조정하겠다"면서 "카드회원 모집실태 점검 주기를 반기에서 분기로 단축하는 등 현장점검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여신금융협회는 이달부터 '합동기동점검반' 인력을 기존 20명에서 30명으로 늘렸다. 금감원은 매월 한번씩 기동점검반 점검시 검사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마케팅 경쟁실태에 대한 현장점검도 반기마다 실시하겠다"며 "카드상품을 설계시 수익성 분석을 의무화해 과도한 부가서비스 제공을 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KB국민·롯데·비씨·삼성·신한·하나SK·현대 등 7개 카드사 CEO와 여신금융협회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