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가 상승폭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급격히 확대하고 있어 7일 전문가들은 3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들 두고 있다.
최근 불거진 리비아사태로 국제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원·달러 환율도 상승하고 있어 향후 물가 상승압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3월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 우세 = 현재 소비자물가가 2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3월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연초부터 총력전을 펼쳤음에도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는 등 공급충격과 대외발(發) 물가상승 압력이 제품가격으로 전가하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통화당국의 중기 물가안정목표를 웃돈 만큼 기준금리의 인상 가능성이 확대했다”며 “다만 대외적 불확실성이 경기에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대폭 증가한 가계부채 등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이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매크로팀장은 “공공요금뿐 아니라 개인서비스물가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한 단계이고 금리인상이 유력한 방편”이라며 “아직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으나, 일단 1~2월 소비자물가에서 개인서비스부문의 가격인상 움직임이 확인됨에 따라 금리인상의 필요성이 그만큼 커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책당국이 3월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억제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며 “중동 정세 불안과 유가 급등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를 반영하는 것은 3월 금리인상 이후의 일이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은 섣불리 인상하지 않을 수도 = 하지만 반대로 물가상승과 경기둔화 우려 두가지 문제로 인해 한국은행이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기형 현대증권 연구원은 “원유와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영향으로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크게 상승했지만 금융당국은 이로 인한 기업의 채산성 악화도 함께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물가상승 국면에선 기업이 원자재 가격 부담을 상품가격에 전가하기 어렵고,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보다 생산자물가가 더 가파르게 상승해 기업 채산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급격한 물가상승은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감소시켜 내수를 위축시키고 기업의 생산 증가율도 둔화시킬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작년 11월과 올해 1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도 물가가 계속 올라 더는 물가안정을 이유로 금리를 인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신병길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비아사태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3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 연구원은 “문제는 지금까지의 비용측면의 물가상승 압력뿐만 아니라 수요측 상승압력도 가세하면서 향후 물가가 단기간에 안정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물가 상승이 단순히 농산물과 유가에 관련된 공급측면뿐만 아니라 수요측면으로까지 본격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전이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3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라며 “리비아사태로 인한 대외 불확실성 확대가 이러한 물가측면의 기준금리 인상요인을 모두 상쇄할 만큼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