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 악화 우려감에 4개월만에 90만원선으로 밀려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일 전일대비 3만9000원(4.19%) 급락한 90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90만원 선으로 밀려난 것은 지난해 12월 8일(종가기준. 88만8000원) 이래 4개월여만의 일이다. 낙폭 역시 지난 2009년 11월 27일(4.17%) 이후 16개월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200억원, 243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꿈의 주가 100만원을 점령한지 불과 한달 보름여만에 10%이상 급락한 것이다.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투심을 억눌렀다. 현재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 5000억원이다. 그런데 이날 3조2000억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기관들이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 것이다. D램 가격 안정에 따른 업황 회복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것도 한 몫했다.
한승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 급락은 LCD부문 등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안 좋을 수 있다는 루머가 나돌았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태블릿PC에 대한 역시 지나치게 높아 기저효과가 커진 것도 부담을 더했다"라고 말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그간 지수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삼성전자가 수행해 다른 종목 보다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지 않았다"라며 "이날 하락은 만기변수 영향에 따른 순환매성 차원의 주가 움직임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초 실적 추정치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측면이 있다며 단기 급락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이미 대다수의 기관 투자자들이 3조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추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가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역시 "몇 군데 기관 투자자들이 표본을 높게 잡으면서 전체 추정치를 흐리고 있다"라며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3조27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삼성전자 주가가 90만원선은 지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근창 LIG 투자증권 연구원 "D램 수요가 줄어들고 디스플레이 업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3조원 초반대의 영업이익은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향후 삼성전자 주가는 90~100만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