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컬쳐]'문화 처방전'으로 각박한 도시인 감성 충전

입력 2011-03-1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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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약품 '갤러리 AG'

▲사진제공 안국약품
기업이 운영하는 전시관은 도심 속 문화공간으로 누구나 편안하게 작품을 음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신인 작가 및 유명연예인의 작품 전시는 물론 1년 내내 각종 행사가 끊이지 않고 일반인들을 찾아간다. 제약기업인 안국약품의 ‘갤러리 AG’도 마찬가지다.

안국약품은 지난 2008년 9월8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 1층에 비영리문화공간 ‘갤러리 AG’를 개관했다. ‘AG’란 안국(Ahn Gook)의 줄임말이며 이 갤러리는 안국약품 내 큐레이터가 관리·담당을 하고 있다.

‘갤러리 AG’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안국약품 임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의 문화 감성 충전과 함께 휴식공간, 고객 응대를 위한 접견실로 활용하는 취지로 개관해 지금까지 신인작가 공모전, 기획 초대전, 개인전 등 차별화된 주제아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문가 그룹과 함께 신진작가 공모전 및 기획전시회를 열어 전문성과 공공성을 가진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매년 유망한 젊은 신진작가들의 후원을 늘려가며 기업의 문화 환원사업에 일조하고 있다.

개관 기념전 ‘생명! 그 신성함에 대하여…’는 안국약품이 인간의 생명과 연관된 제약회사인 점에 중점을 둔 두었고 개관 1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초대전 ‘처방전(展)’은 18명의 의사들이 의술이 아닌 예술로써 처방과 치유를 입체적으로 그려낸 작품들을 전시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작품들은 차갑고 각박한 현대인의 일상에 발칙한 일탈과 꿈을 선물했다.

또 영상의학과 의사 정태섭의 사진기 없는 사진인 ‘X-ray Art’, 성형외과 의사 한기환의 언청이 환자를 모델로 한 브론즈 작업, 외과의사 노상익은 수술 방의 차가운 푸른빛의 현장을 카메라로 담아냈다.

의학 단편영화 및 진료 영상, 메디컬 만화와 같은 직접적인 병원현장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들과 순수예술로서의 민화, 사진, 페인팅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도 전시돼 갤러리를 찾은 일반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술대학 출신 개그맨 임혁필의 개인전이 열려 그의 강렬하고 감각적인 컬러감과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전시됐다.

개그맨 임혁필의 ‘The second’ 전은 마징가제트의 ‘대장로봇’을 소재로 한 20점의 작품들로 꾸며졌다.

‘갤러리 AG’ 관계자는 “주인공만 기억되는 현실에서 주연보다 더 빛나는 조연 ‘대장로봇’의 의미를 찾아줌으로써 작가의 인생을 재치 있게 대변했고 미대 출신 개그맨의 강렬하고 감각적인 작품성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제1회 공모전 김미량 작가 기증 작품

‘갤러리 AG’ 전시회는 지역주민의 참여도를 높이고 대중들에게 담을 허무는 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내가 꿈꾸는 집’을 주제로 한 어린이 공모전이 열렸다. 이 공모전에는 어린이들의 순수함으로 그려낸 작품들이 전시됐고 올해도 개최할 예정이다.

또 미취학 아동과 초등부를 대상으로 진행된 공모전에서는 ‘색체상’과 ‘주제상’, ‘표현상’, ‘창의상’, ‘이야기상’ 등 6개 부분 30명의 어린이 작가들이 선정됐고 가족들과 지역주민, 회사직원 등이 참석해 전시를 축하했다.

이 공모전을 관람한 갤러리 관계자는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순수함으로 그려낸 우리 가족, 내가 꿈꾸는 집의 풍경은 봄날의 햇살만큼이나 따뜻하고 싱그러우며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그림 속 모습들은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 AG’는 미술작품 관람의 대중화와 지역 주민들에게 정신적 풍요로움을 제공하기 위해 전시 관람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관람 후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즐길 수 있게 갤러리에 의자도 비치돼 있다.

이 갤러리는 올해에도 15회 이상의 공모기획전시가 계속 진행될 예정이며 이러한 발자취가 기업의 문화사업 인프라 구축에 작은 기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올 초 이선희 ‘위로의 방’이라는 신진작가 공모전이 열린데 이어 지난달에는 동작구 미술학원 어린이 전시회인 ‘내 마음 속 세상’이 개최됐다.

▲김형준 작가의 '간보기'

현재 또 다른 신직작가 공모전이 열리고 있다. 홍익대학교 미술대와 대학원을 졸업한 신인 작가 김형준의 ‘간(間)보기’가 지난달 말 첫 선을 보였으며 오는 이달 31일까지 열린다. 먹물을 이용해 어두운 색체가 주를 이룬 김 작가의 작품은 달과 가로등, 화분 등을 이용한 공간의 미학을 담았다.

내달 8일부터 22일까지는 김 작가의 바통을 이어 받은 최윤숙 작가의 ‘간보기II’ 기획전이 열린다. 이 작품전에서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 이념과 이념등 우리 사회안의 여러가지 ‘틈’과 ‘사이’에 대한 작가의 고찰 과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스무점이 넘는 100호 캔버스와 과감한 컬러의 유화물감이 뒤엉킨 최 작가의 작품들은 자신의 소통의지와 무의식의 세계를 거침없이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인에게 열린 공간

안국약품의 ‘갤리리 AG’는 신익작가들의 데뷔무대로도 유명하다. 새로운 예술세계를 선보이고자 하는 아트스트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애초 ‘갤러리 AG’의 취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안국약품 임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적 휴식공간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또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객 응대를 위한 접견실로 활용하기 위함이었지만 갤러리 활성화로 인해 다양한 전시전이 열리며 신진작가들의 등장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예술적 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작가나 새로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재미를 얻은 관람객들의 입장에서 볼 때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예술 공간으로 정착되고 있다.

안국약품 측은 유망한 젊은 신진작가들의 후원을 늘려가며 기업의 문화 환원사업에 일조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동안 작품전은 지난달까지 모두 25번 개최됐다. 매달 한 작품전씩 열린 셈으로 그 중 신진작가들의 무대는 6번이나 펼쳐쳤다. 현재 작품을 전시중인 김형준 작가까지 합하면 총 7명의 신인 아티스트들이 ‘갤러리 AG’를 꾸몄다.

신진작가 공모전의 첫 스타트를 끊은 작가는 임지연씨였다. 그는 그림과 조형물들로 꾸며진 ‘살맛 now’를 선보였다. 임 작가에 이어 나광호, 송영욱 작가들이 자신의 데뷔작을 대중들에게 공개했다.

또한 이 갤러리의 장점이자 특징은 연간 15번의 쉼 없는 전시전을 통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시전은 신인작가 공모전을 비롯, 기획 초대전, 개인전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있다.

한편 ‘갤러리 AG’의 첫 전시전은 개관일인 2008년 9월8일부터 그 다음달 3일까지 펼쳐진 ‘생명 그 신선함에 대하여(1부)’였다.

개관기념전에는 고찬규, 김구림 작가를 비롯해 총 26명의 아트스트들이 참여했다. 아크릴을 이용한 기법과 동판화, 수묵담채화 등 작가들 마다 개성이 담긴 여러장르의 작품들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후 2009년 2월과 3월에는 ‘처방전1-상상비타민’, 같은해 5월에는 어린이 공모전인 ‘내가 살고싶은 집’ 등이 연이어 열렸다.

올해도 예년과 같이 신진작가전을 비롯해 어린이 공모전, 새로운 기획전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다음달에도 새로운 작품전이 예정돼 있으며 앞으로도 매년 새로운 기획과 전시 아이템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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