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미니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새 규정을 은행들이 따르기 위해 필요한 자본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산하 은행들에 지시했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새 규정은 재무건전성 지표인 자기자본비율을 민간은행은 8%, 국영은행은 10%로 각각 높인 것이 핵심이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새 규정을 맞추기 위해 필요한 은행들의 자금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2%선인 200억유로(약 31조원)를 넘지는 않을 것으로 추산했다.
MF글로벌의 클레어 케인 애널리스트는 “스페인 중앙은행의 지시는 일종의 미니 스트레스테스트로 이번 테스트를 통해 우리는 보다 더 투명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환영한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20%의 실업률에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않아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스페인과 독일의 10년물 국채 스프레드(금리차)는 전일 222bp(1bp=0.01%)까지 확대됐다. 이는 지난 2월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스페인 은행들은 대부분 ‘카하(Cajas)’로 불리는 지방저축은행들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방만한 대출로 현재까지 GDP의 9%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스페인 당국은 현재 지방저축은행들의 부동산과 건설 부문에 대한 대출규모가 2170억유로에 달하면 그 중 약 1000억유로는 잠재적 부실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스페인 정부는 은행들이 자본조달에 실패할 경우 은행구조조정기금(FROB)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며 비상장은행들에 기업공개(IPO)를 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확충할 것을 권했다.
이미 스페인 양대 저축은행인 라 카이사와 카하 마드리드는 증시 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스페인은 부실 은행을 정리하기 위한 저축은행 통합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페인은 이미 지난해 통폐합 작업을 통해 저축은행 수를 45개에서 17개로 대폭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