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정지완 테크노세미켐 대표

입력 2011-03-14 10:07 수정 2011-03-2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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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정신·기술력으로 ‘정글’ 헤쳐온 ‘벤처 1세대’

일본과 무역업하며 ‘반도체시대’ 예견

합작사 설립…부품 국산화 20년 외길

호서대에 ‘벤처프런티어 장학금’ 기부

재계전문사이트 재벌닷컴이 올해 발표한 ‘상장사 주식부자 상위 100명’ 가운데에는 전통적인 재벌가 외에도 16명의 자수성가형 주식부호 16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주목받은 이유는 지난해 증시가 대형주 위주의 상승장이었던 탓에 재벌가 인물들의 부자가 늘어난 반면 자수성가형 부자는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가운데에서도 정지완(55·사진) 테크노세미켐 대표의 이름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그가 ‘벤처 1세대’ 인물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불기 시작한 벤처붐은 외환위기 이후 침체된 한국경제를 이끄는 데 일등공신이었다. 하지만 거품 논란이 일면서 많은 벤처 1세대들이 쓸쓸히 퇴장했고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벤처기업들의 쇠락은 그 속도를 더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반도체와 LCD 등 IT 관련사업에 대한 꾸준한 제품 및 기술개발을 통해 정글같은 벤처시장에서 살아남았고, 최근 반도체 경기호황으로 주가가 상승하면서 2000억원이 넘는 주식부호로 자리매김했다.

정지완 대표는 테크노세미켐 지분 555만3131주(37.81%)를 보유해 주식평가액만 2040억7756만원(11일 종가기준)에 이르는 주식부자다. 하지만 그가 반도체용 화학소재 생산에 나선 지난 1991년에는 세간에 ‘정지완’이라는 이름 석자가 거론될 것이라는 상상은 할 수 없었다.

정 대표의 주식부호 등극 스토리는 지난 1991년 일본회사인 KY휴텍과 함께 반도체 화학제품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반도체용 화학제품을 전문 수입상이던 정 대표는 반도체용 화학제품이 각광받는 시대가 올 것으로 판단하고 국산화에 대한 비전을 세웠다.

그는 곧바로 고향인 대전 인근 충남 공주 농공단지에 공장을 세우고 반도체를 씻어내는 고순도 인산, 증착재료인 절연막 등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절연막 부문은 당시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정 대표에게도 창립 초기에 시련은 있었다. 제품 출시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건의 판매실적도 올리지 못한 것.

용기 틈새로 유독성 약품들이 흘러나오는 포장상의 문제로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했던 정 대표는 시련에 굴하지 않고 제품을 보완한 뒤 바이어들을 직접 찾아가는 노력 끝에 결국 반도체 기업들에게 납품 허락을 받아냈다.

이같은 정 대표의 끈기는 테크노세미켐이 국내 시장 점유율에서 반도체용 식각액은 95%, LCD용 식각액 50%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정 대표는 주력사업의 승승장구로 여신금융전문업체 설립과 OBS경인방송에 지분투자를 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반도체용 화학물질로 시작한 본업과 연계된 사업을 강화하며 진정한 ‘강소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정지완 대표는 “테크노세미켐의 역사는 그동안 수입에만 의존하던 주요공정 재료들이 국산화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할만큼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동안 테크노세미켐은 주요 소자 업체들과의 끊임없는 협력과 기술 개발을통해 국내 전자재료 시장영역을 확대했다.

정 대표는 “전자재료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것이 회사와 국내 산업 모두 살 수 있는 길이라는 신념 아래 전력을 다했다”고 회고했다.

테크노세미켐은 전자재료 국산화가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르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더불어 자회사를 통한 신규사업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반도체 층간절연막 및 프리커서 등 첨단 고기능성 재료 개발을 위해 일본의 전자재료 업체인 트리케미컬연구소와 합작회사를 설립했으며 2차전지 전해액, ND자석, 차세대 CMP슬러리 등도 내놓았다. 또 폐에칭액·LCD 유리기판 재활용 등 환경 관련 분야로도 꾸준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설립한 디스플레이 부품가공업체 TSS는 올해 2분기부터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패널 스크라이빙 공정을 담당할 예정이다.

또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2차전지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차전지용 전극단자를 생산하고 있는 LTK에 많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

정 대표는 “신규사업은 기존 재료기술을 토대로 진출할 수 있고 최근 관련 산업이 고성장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기술을 통해 시장에 안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에게는 국내 벤처 1세대라는 타이틀이 항상 붙어 다닌다. 그래서일까? 정 대표는 취업난으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에게 벤처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후학지원에 나서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6월 호서대학교가 운영 중인 ‘벤처 프런티어 장학금’에 8000만원을 기부키로 했다.

호서대는 이 장학금을 두 명에게 재학기간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맞춤인재양성 프로그램에 따라 기업이 요구하는 수준까지 진로지도를 받게 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실천함과 동시에 벤처 1세대로서 후배 벤처인들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낳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지완 대표 주요 약력

△ 1956년생 충청남도 출생 △충남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 학사 △現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 이사 △ 2003년~ 훽트 대표이사 △ 1999년~ 테크노세미켐 대표이사 사장 △ 1998년 K.Y HUTECH 대표이사 △ 1986년~1992년 테크노무역 사장 △ 1982년~1986년 성원교역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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