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 여파로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코스피시장은 일본 전방산업의 침체 우려로 반사이익이 기대감이 감돌며 끝내 상승 마감했지만, 코스닥은 충격을 고스란히 흡수하며 3%대로 급락, 500선 초반대로 밀려났다.
14일 코스닥지수는 전날 보다 15.57포인트(3.00%) 하락한 502.98에 장을 마감했다. 장 마감기준 올 들어 두번째로 낮은 수치이며, 장 중 기준으로는 올 들어 첫 500선이 무너졌다.
전날 미국증시가 상승 마감했다는 소식에도 불구, 국내증시는 일본 강진으로 인한 불안감이 확산되며 하락 출발했다. 이후 일본의 여진과 원전 추가폭발 소식 등이 전해지며 투심를 위축시킨 가운데 국내증시는 오후 장 들기 무렵 곤두박칠쳤다.
하지만 코스피지수는 국내 철강업체, IT업종 대표주에 꾸준히 매수세가 유입되며 오후 들어 오후 들어 상승 반전하며 기운을 냈지만, 코스닥은 이같은 충격을 흡수하기엔 역부족한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럽과 중동발리스크, 일본의 잇따른 대외악재로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안전자산과 수혜주위주로 장세가 구성돼, 이같은 악재는 코스닥시장의 리스크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염두할 때 실적 안정성 등에서 코스닥시장에 취약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또 그동안 테마성으로 상승했던 코스닥기업들은 전반적으로 리스크가 높아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이 급하게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일본 지진 여파로 IT, 기계, 자동차 업종 등이 반사이익을 얻었지만, 이같은 기업들은 주로 대형주에 포진하고 있어 코스닥시장은 상대적으로 더 큰 리스크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투자주체별로도 코스피시장과 달리 외국인은 '팔자'세를 유지하며 지수낙폭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117억원의 매물을 출회했고 개인은 1억원의 매수세를 보였다. 장중 내내 순매도로 일관하던 기관은 장 막판 순매수로 전환, 71억원의 물량을 사들였다.
전 업종에 일제히 파란불이 켜졌다. 특히 오락문화(-7.86%)와 출판(-8.82%)이 급락한 가운데 소프트웨어(-4.87%), 디지털컨텐츠(-4.41%), 의료(-4.02%), 일반전기전자(-4.28%), 음식료(-4.55%), 컴퓨터서비스(-4.09%) 등이 동반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대부분 하락하며 지수하락을 부채질했다. 시총 대장주인 셀트리온(-2.75%)를 비롯해 CJ오쇼핑(-3.64%), SK브로드밴드(-2.54%), 다음(-1.62%), 포스코 ICT(-3.41%), 네오위즈게임즈(-3.07%) 등이 동반 내림세를 기록했다.
상한가 18개를 포함한 186개 종목은 상승했지만, 하한가 33개 종목을 비롯한 815개 종목은 하락했다. 29개 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