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본을 강타한 강진과 쓰나미로 병원에 입원한 노인들에게 또다른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일본 북동부 지진 발생 나흘째인 14일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뒤 폐허로 변해버린 미야기현 센다이시 인군 다가조의 세넨 병원 병실에는 환자 120명이 침대에 누워 신음하고 있었다.
한 노인은 “먹을 음식이 없다”고 울부짖기도 했다.
현재 얼마나 많은 병원이 파괴됐는 지조차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피해를 보지 않은 곳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일본에 지원팀을 보낸 ‘국경없는의사회(MSF)’의 샘 테일러 대변인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병약한 노인들에게 음식과 물, 의약품을 제대로 공급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병원내 의료기기도 파손됐다.
테일러 대변인은 “비상약은 확보된 상태지만 몇주 후면 정말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진 발생 당시 세넨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200명이었지만 벌써 90세 이상의 환자 4명이 사망했다.
병원에는 전기와 물도 끊겨 처음 이틀간 의사와 간호사들은 냉동고에서 간신히 꺼낸 언 국수와 야채를 환자들과 나눠 먹었다.
며칠간 수백명의 사람이 물이 끊긴 화장실을 이용하면서 심한 악취가 병원 안에 진동했다.
첫 이틀간은 정부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지원이 없었다.
나흘째 되는 14일에야 주먹밥이 제공됐고 지역 가스 회사는 음식과 물을 데울 수 있는 난로를 설치했다.
그러나 의료진은 병원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죄송하다”면서 “약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지방 정부에 상당수 환자들의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지만 상황이 금방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병원에 있는 사람들은 물론 바깥의 일반 생존자들도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