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의 후폭풍으로 한국증시가 출렁이는 가운데 증시의 심장으로 불리는 한국거래소가 농성으로 시끄럽다.
16일 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 통합노조는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본부장급 인사에 정권이 깊숙하게 관여하고 있다며 반대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 날 성명발표와 함께 거래소 서울본부 본관 로비에 반대농성을 위한 천막을 설치했다.
김종수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현재 7명인 거래소 등기임원은 모두 낙하산 인사로, 거래소 업무에 정통한 인물은 전무하다”며 “오는 28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신임 본부장급 임원은 경험과 능력이 있는 시장전문가가 선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시장감시위원장은 전문성과 권위를 갖추고, 외압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장감시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이철환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출신이며, 김덕수 상임감사와 진수형 파생상품시장본부장도 각각 청와대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신이다.
거래소 노조는 내부인사 선임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사복근무 투쟁을 벌이는 한편, 주총현장 봉쇄와 총파업 등 강경대응도 고려중이다.
거래소 자회사인 코스콤도 거래소 본관 입구에 낙하산 인사에 대한 반대의사를 나타내며 24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코스콤 노조는 회사측인 부사장 제도 신설은 결국 정부 출신 인사들이 퇴직 후 자리를 보전하기 위한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코스콤 우주하 사장은 국방부 기획조정실장 출신으로 선임 당시부터 낙하산 시비에 휘말려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를 적극 부인하기도 했다.
양측 노조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고위직이 ‘퇴직한 정부 고위 관료출신들을 위한 자리’라는 고정관념은 없어져야 한다”며 “낙하산 인사로 인한 노사갈등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