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 확산 공포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4호기에서 16일(현지시간) 오전 5시45분 경 화재가 발생해 방사능 누출 공포가 고조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오전 10시경에는 화재로 인한 연기가 30km 상공까지 치솟았다.
4호기는 전일 오전에도 수소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원전 내부에 방사선 물질이 많아 현장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화재진압은 현재 난항을 겪고 있다.
4호기는 전일 수소폭발 당시 건물벽에 직경 8m 정도의 구멍 2개가 생겨 방사능 물질 유출 가능성이 커진 터라 2차 화재에 따른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와 2호기의 상황도 심각하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1호기 원자로 내 연료봉의 70%, 2호기는 30%가 각각 파손됐다고 추정했다.
이는 연료봉이 장시간 냉각수에 노출되면서 연료를 덮는 금속에 작은 구멍과 균열이 생겨 내부로부터 강한 방사능 물질이 누출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은 “2호기 노심이 전일 폭발에 따른 격납용기 파손으로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노심용융 가능성은 없지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없다"고 불안감을 보였다.
요미우리 신문과 교도통신 등은 전일 도쿄 등 수도권 지역의 방사선량 측정치가 평상시 기준과 비교할 때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도쿄에서 불과 60km 떨어진 도치기현에서는 평소보다 100배나 높은 시간당 5 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선이 검출됐고 가나가와현에서도 평소의 10배 가까운 수치가 나왔다.
이는 중국 등 이웃국가가 핵실험을 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전 폭발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일본 정부의 사전 대책 미흡과 정보 전달 지연, 때 늦은 대피 지시 등 부실한 위기관리 능력에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IAEA가 세부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아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면서 “일본 정부의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