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전의 방사능 유출 공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그레고리 재스코 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하원 예산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4호기의 사용후 연료봉을 보관하는 수조의 물이 남아 있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재스코 위원장은 이 같은 정보를 어떻게 확보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 NRC와 에너지부는 후쿠시마 원전에 원자력 전문가를 파견해둔 상태다.
수조내의 물이 없다는 것은 연료봉의 열기를 식힐 냉각수가 없어 사용후 핵연료가 녹아 방사능 물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재스코 위원장은 “방사능 수치가 극도로 높은 상태여서 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작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NRC가 입수가능한 정보를 바탕으로 유사시에 대비한 대피권고안을 마련했고 이 권고안에 따라 일본 현지 대사관을 통해 원전에서 80km 이내 거주하는 미국인에 대해 대피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재스코 위원장은 “만일 미국에서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주민 대피반경을 일본이 조치한 것보다 훨씬 넓게 적용할 것”이라고 일본 정부를 우회 비판했다.
일본은 현재 원전이 위치한 곳에서 20km 이내 주민에게 대피령을, 30km 이내 주민은 실내 대기를 각각 내렸다.
일본 당국은 후쿠시마 원전 4호기 수조의 물이 없어졌다는 미국의 주장을 부인했다.
한편 제이 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일본 거주 미국인들에게 후쿠시마 원전 반경 80km 밖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한 것은 NRC의 자체 분석에 따른 것이며 일본이 방사능 위협을 축소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할 뜻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일본 대지진 관련 안전문제에 대해 미국과 일본 사이에 이견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