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중동 오일머니를 유치하려고 이슬람채권(수쿠크) 관련 법의개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22일 '일본의 이슬람금융 도입 본격화'라는 보고서를 통해서 "일본이 2005년부터 이슬람금융에 관심을 보이며 도입을 준비해왔고, 최근에는 일본에서 이슬람채권이 발행되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관련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의 결과는 국내의 수쿠크 법 반대론자들의 "수쿠크에 면세 혜택을 주는 국가가 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영국·싱가포르·아일랜드 등 3개국뿐이어서 제조업이 중심인 국내 경제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과 상반된다. 일본은 금융주력 국가가 아닌 대표적인 제조업 국가이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일본의회가 발표한 2011년 회계연도 세제개편안 윤곽에는 외국투자자가 이슬람채권에서 얻은 배당 수익에 원천징수세를 면세하는 안과 준채권 발행을 위해 자산을 사거나 재매입 과정에서 등록세, 부동산취득세 등을 면세하는 안이 포함돼 있다.
일본 정부는 2005년부터 이슬람금융에 관심을 두고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중앙은행(BOJ), 금융청(FAS) 세 기관을 중심으로 도입 절차를 단계적으로 밟았다. 오일머니가 일본을 거쳐 아시아 각국에 재투자되고 일본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이 법안에 따라 은행과 은행의 자회사가 일부 이슬람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됐고, 증권사는 이슬람금융 전담회사를 자회사로 둬 완화된 규제를 적용받으며 이슬람금융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가 2010년 1월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홀딩스의 이슬람 금융시장 진출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2009년 1월에는 쿠웨이트, 2009년 6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중과세방지협약을 맺는 등 이슬람권의 일본 투자를 늘리려는 정책을 다방면으로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