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역시 소액주주 반란 없었다

입력 2011-03-23 10:14 수정 2011-03-2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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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태광산업 등 ‘찻잔 속의 태풍’ 그쳐

소액주주들의 반란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쳤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 태광산업, 대한화섬, 샘표식품 등의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이 경영진과 주총현장에서 갈등을 빚었지만 결국 회사측이 상정한 안건들이 대부분 원안대로 통과되면서 경영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지난 18일 열린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의 주총에서는 ‘장하성 펀드’로 알려진 라자드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가 배당확대 및 사외이사 참여를 요구하며 경영진과 맞섰지만 결국 경영진의 승리로 끝났다.

장하성 펀드는 이 날 보통주 1주당 4만2000원의 현금배당을 주장했지만 표결까지 가는 진통 끝에 주주 85%가 이사회의 손을 들어주면서 현금배당액은 회사측이 상정한 주당 1750원으로 결정됐다. 또 주주제안으로 강석연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지만 이 역시 무위로 끝이 났다.

태광산업 주총에서 KTB자산운용을 비롯한 우리자산운용, KB자산운용, 푸르덴셜자산운용 등은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의결권을 주주제안에 행사하는 등 어느 때보다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반영될 것이라던 기대감도 물거품에 그쳤다.

국내 대표적인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도 지난 11일 개최된 SK(주)와 SK이노베이션 주총에서 ‘주주가치 훼손’의 이유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최태원 회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22일 열린 샘표식품 주총에서도 우리투자증권 사모펀드인 마르스 1호가 검사인 선임건을 두고 경영진과 대결을 벌였지만, 결국 부결됐다.

주총시즌을 앞두고 경영진과 소액주주들과의 갈등은 항상 부각되지만 결과는 경영진의 승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아직도 오너 경영인의 눈치를 보느라 거수기 역할을 하는 소위 ‘주총꾼’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주식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주주총회라는 말은 이제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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