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전차 핵심부품 '수입-개발' 논란

입력 2011-03-2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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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명품무기로 꼽히는 K2전차(흑표)의 핵심부품인 파워팩(엔진+변속기)을 조건부로 국산으로 개발하는 방안이 확정되어 앞으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방사청이 최근 국산 파워팩 개발시험평가 결과, 88개 항목에서 70개 항목이 기준을 충족하고 18개 항목에서 기준미달되어 결과적으로 국산제품을 '기준미달'로 판정하면서 국산 기술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방사청은 23일 오후 김관진 국방장관 주재로 제48차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 회의를 열어 K2전차의 초도 전력화 시기를 2012년에서 1년 늦춰 국산 파워팩을 적용하도록 계획을 변경했다.

앞서 방사청은 지난 15일 초도 생산분 100대에 장착할 파워팩을 독일로부터 수입해 2012년 15대와 2013년 85대를 전력화하자는 방침을 정했지만 업체 및 일부 방추위 위원들의 반발 등을 고려해 조건부로 국산파워팩을 장착하는 방안을 추가해 이날 회의에 상정했다.

이런 결정은 작년 12월 방추위에서 오는 2012년 K2전차 전력화를 위한 양산계약을 체결키로 하면서 함께 상정한 'K2전차 양산계약 이후 파워팩 결함 발생시 대안' 규정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안은 개발시험평가 일정의 단순 지연시에는 국산 파워팩으로, 개발 가능성이 불투명하거나 일정 차질이 클 경우에는 수입 파워팩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은 이날 국산 파워팩 적용안이 조건부임을 명확히 했다.

즉 초도 생산분에 대한 파워팩 적용은 국산을 계속 개발하되 오는 10월 개발시험 평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독일제를 수입하는 것으로 전환키로 한 것이다. 특히 내년 3월까지 운용시험평가 중간 점검결과 중대한 결함이 발생할 때도 국외 도입으로 사업방식을 바꾸기로 의결했다.

K2전차 초도 전력화 시기를 1년 늦추면서까지 파워팩을 개발하는 국내 업체에게 기회를 준 셈이다.

이에 황종수 방사청 기동전력사업부장은 "전력화 순연에 대해 합참과 소요군에서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다른 종합적인 고려 요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순연으로 결정됐다"며 "국산 파워팩에 대한 확실성, 해외도입시 협상과정, 국내 협력업체의 가동률, 정비나 운영유지비의 상승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방사청의 이런 결정에도 국내 업체들의 파워팩 기술 개발력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방사청에 따르면 최근 국산 파워팩 개발시험 평가 결과 88개 항목 중 70개 항목이 기준을 충족했고 18개 항목(14개 미실시항목 포함)은 기준미달했다. 14개 항목은 시험평가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4개 항목만 기준미달됐으나 방사청은 미실시한 것까지 포함해 18개 항목은 기술보완 후 재시험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됐다.

방사청은 "개발시험 평가 결과는 기준미달로 판정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지난 22일 업체 등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고 방사청 관계자는 전했다.

이에 국내 파워팩 관련 업체 측은 지난 18일 1차 시험 결과, 작년에 문제가 됐던 냉각팬 속도제어 성능 미흡에 따른 엔진 손상 결함은 해소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체 측은 "대기온도 25℃ 조건에서 급가속 후 엔진 최대속도 주행시 냉각수 온도 103℃ 이상에서 냉각팬 속도가 5천400rpm 이상 회전하는 것을 기준으로 성능확인 시험을 했다"며 "시험 결과 냉각팬 최대속도가 5천760rpm 이상 도달한 것으로 확인했으며 동일한 조건에서 수입 파워팩은 5천490rpm"이라고 설명했다.

전차 생산업체인 현대로템의 한 관계자는 "K2전차 관련 업체는 1천400여개로 추정되며 이중 파워팩 관련 업체는 300개 가량"이라며 "어느 경우든 피해가 예상되지만 파워팩 국산개발 완료를 기다리다가 1천100여 협력업체가 투자비 손실 또는 도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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