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는 24일 오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축질병 방역체계 개선 및 축산업 선진화 방안 관련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구제역이 이제 진정되고 있다”며 “경보단계를 ‘심각’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하향조정코자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어 “발생 초기단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질책에 대해 국무총리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 총리의 담화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축산인 여러분!
지난 겨울, 우리는 구제역, AI 등의 가축질병으로 인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자식처럼 키우던 가축을 하루아침에 잃은 축산인 여러분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 발생한 구제역은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재정 부담만 3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혔습니다.
정부가 구제역 발생 초기단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질책에 대해 국무총리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낍니다.
다행스럽게도, 구제역은 이제 진정되고 있습니다.
지난 2월26일 이후 더 이상은 확산되지 않고 있으며, 발생지역에서 매몰되는 가축의 수도 현격하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 구제역에 대한 안정적인 통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위기 경보단계를 `심각'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하향조정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구제역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난해 12월말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구제역 종식에 나섰습니다.
한 세기 만에 처음 찾아온 강추위 속에서도 헌신적으로 노력하신 축산인, 민-군(軍)-관의 관계자, 그리고 자원봉사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방역과정에서 순직하거나 부상을 당하신 분들과 그 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각종 지역행사의 취소, 가축시장 폐쇄 등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신 지역주민 여러분과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정부는 이번 구제역 대응과정에서 드러났던 문제점들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가축질병 방역체계를 보다 확고히 하고 우리 축산업을 선진화된 모습으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축질병 방역체계 개선 및 축산업 선진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우선 소, 돼지 등에 대해서는 정기적 백신접종을 실시해 구제역 발생을 억제하도록 하겠습니다.
국경에서부터 축산농장에 이르기까지 방역체계를 한층 강화하겠습니다.
가축 사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환경친화적인 축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응 매뉴얼상의 미흡한 부분도 철저히 보완해 나갈 것입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만들어진 대책을 민과 관이 제대로 지켜야 한다는 점입니다.
방역과정에서 조성된 가축매몰지에 대해서 국민 여러분들의 걱정이 많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향후에도 매몰지를 철저히 관리해서 환경오염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막을 것입니다.
지하수와 주변 환경 등에 영향이 없도록 정비가 필요한 매몰지는 3월 말까지 보강공사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보강공사가 완료된 후에도 매몰지는 농식품부 중심으로 지속 관리하겠습니다.
매몰지 안전점검, 대책 추진 등의 사후관리는 총리실이 철저히 확인해 나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우리 축산업이 커다란 위기를 넘어 다시 일어서려고 합니다.
정부와 축산인을 비롯한 우리 국민 모두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역량을 모아 간다면 선진화된 방역체계를 갖춘 친환경적인 축산업으로 바꿔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향후에는 그동안 구제역으로 인해 취소되거나 연기됐던 전국의 지역행사가 정상화돼 지역 경제가 한층 활발해질 것입니다.
4월에는 청도 소싸움 축제, 논산 딸기축제, 횡성 회다지소리축제 등의 다양한 지역행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 지역 살림살이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구제역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축산업이 우리 모두가 믿고 사랑하는 산업이 될 수 있도록 축산인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 참여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