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재보선 분당(을) 출마를 놓고 당내 비주류의 출마 압박을 받아왔던 손학규 대표가 25일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언급, 입장변화를 보였다.
손 대표는 이날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의 몇 가지 원칙 중 첫째는 선당후사로 개인의 승패가 아니라 오직 당의 승리만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며 “따라서 당이 이기는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또 “분당이 한나라당 절대 우세지역이라고는 하지만 결코 포기대상이 아니다”면서 “이런 원칙에 입각해 이달말까지 최고위원들과 협의해 (출마 여부를) 결론을 내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가 분당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당내에선 측근인 신학용 의원의 성명 발표 이후 불어닥친 후폭풍에 대한 응답이란 게 주된 분석이다.
앞서 23일 신학용 의원은 ‘대표 특보단 간사’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자청 “손 대표가 아닌 그 누구라도 분당 출마는 백전백패”라며 손 대표 출마를 촉구했던 비주류 측을 향해 “사지로 떠밀지 말라”고 까지 경고했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손학규 차출론’ 논란에 더 큰 불을 지폈다. “마땅한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손 대표가 직접 분당에 나서야 한다”는 비주류 의원들의 기존 주장에 더해 ‘패배주의’ ‘분당포기론’ ‘몸 사리기’라는 반발까지 겹쳤다. 작용이 반작용을 낳은 것이다.
급기야 분당 민주당 예비후보인 김병욱 지역위원장은 24일 당원들과 함께 국회 기자회견장에 서서 자신 불출마를 전제로 “역사적 희생이 될 수도 있지만 고난의 길을 선택해 주길 바란다”며 손 대표의 출마를 강력 촉구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손 대표 입장 선회의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손 대표가 이날 ‘개인’ ‘도전’ 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민주당은 분당에서 이기는 길을 찾을 것이며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은 직접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친 것과 다름없다는 견해로 풀이된다.
손 대표 측 핵심인사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출마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라 해석해도 무방하다”면서 “주위에선 당락에 연연할 수밖에 없어 계속 만류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당을 위한 희생과 헌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