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유출로 전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에서 방사성 물질인 제논이 검출돼 우리나라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지난 23일 부터 측정한 결과, 대기중에서 극미량의 방사성 제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출된 방사성 제논의 공기중 최대농도는 0.878Bq(베크렐)/㎥로 자연방사선준위의 2만3000분의 1에 불과해 국민 건강과 안전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발견으로 그동안 제트기류 편서풍의 영향으로 한국은 일본 원전사고의 안전지대라고 단언하던 기상청의 주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KINS는 검출된 방사성 제논의 이동경로를 역추적한 결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시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일부가 캄차카 반도로 이동한 뒤 북극지방을 돌아 시베리아를 거쳐 남하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경로는 기상청이 가능성을 제기했던 일본의 방사성 물질이 제트기류의 편서풍을 타고 미국과 유럽을 거쳐 한 바퀴 돌아오는 길보다 한반도에 닿는 더 빠른 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전히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동 경로가 일반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체르노빌 원전 사태 당시 스웨덴의 방사능 피해가 미미했다는 이유에서다. 체르노빌과 스웨덴간 거리(1100㎞)는 우리나와 후쿠시마의 거리와 비슷하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일부 시민들은 “방사선 피폭량의 경우 그 값이 아무리 적어도 유아·임산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방어책을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기상청 대변인실 이현규 주무관은 “KINS가 역추적한 이동경로를 통상경로로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일본이 아닌 러시아나 중국에서 방사성 물질이 넘어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