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UAE,시스템반도체 분야 집중육성

입력 2011-03-29 06:54 수정 2011-03-2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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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국민연금, KIC와 UAE 아부다비펀드간 공동투자 방안 구체화

우리나라가 올해 하반기 중 UAE(아랍에미리트)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 '스마트 시대'의 총아로 각광을 받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대한 집중 육성에 착수하기로 했다.

UAE는 시스템 반도체 제조(foundry) 분야 세계 2위의 위상과 막대한 자본력을 갖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 1위의 지위와 설계 능력, 대형 수요처를 보유한 우리나라와 제휴할 경우 이 분야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의 돌파구를 만들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라며 "양국이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상호 보완하면 단기간내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지각변동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미래기획위(위원장 곽승준)와 UAE 아부다비의 'EAA(미래전략기구)'는 최근 공동분석을 통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가 양국 협력 가능성이 매우 높아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올해 하반기쯤 구체적인 제휴관계를 체결하기 위해 현재 치밀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21일 미래기획위 신년 보고 때 시스템 반도체 분야 등을 거론하며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하루라도 빨리 범부처적으로 국가 역량를 집중해 육성하라"고 지시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스마트폰, 디지털TV, 게임기 등 새로운 전자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자동차, 중공업 등 기계분야가 전자적 제어 기능을 부가하면서 연 6∼15%의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며 지난 2009년 세계 시장 규모가 200조원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45조원)의 4배를 넘어섰다.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1위이지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시장 점유율 3%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상황이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현재 미국이 설계하고 대만이 제조하는 형국으로 굳어져가고 있으며 최근 중국이 강력하게 도전하고 있어 대만이 중국으로의 기술이전을 가시화할 경우 우리나라는 중국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UAE 아부다비 정부는 미래성장 핵심 산업으로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선정히고 2007년부터 십조원 단위의 과감한 투자를 통해 집중 육성해 큰 성과를 올렸다.

비(非) 대만 계열의 시스템 반도체 업체를 차례로 인수, '글로벌 파운드리스(Global Foundries)'사로 합병해 세계 시장 점유율 20%로 대만에 이어 실질적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뉴욕주 공장 신설, 독일 드레스덴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는 또 연내 국민연금, KIC(한국투자공사)와 UAE 아부다비펀드(ADIA) 간 공동투자 등 협력방안을 구체화해 금융산업의 국제화를 촉진하기로 했다.

아부다비펀드는 현재 600조∼800조원의 자금력을 통해 선진국 금융시장에서 최일류 금융기관들과 거래하고 있으며 세계 국부펀드의 중심에 서 있다.

양국의 국부펀드가 제휴할 경우 우리나라는 아부다비펀드가 갖고 있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과 중동, 인도, 아프리카 지역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고 아부다비펀드는 동아시아 지역의 전문성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국 국부펀드가 공동투자때 양국의 금융기관을 우선 이용토록 할 수 있다는 점도 우리나라로서는 큰 이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아부다비펀드가 우리나라 증시에 투자할 때 현재는 영국계 증권사를 이용하고 있으나 제휴가 체결되면 국내 증권사를 이용하도록 할 수 있어 중개수수료 등 상당한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는 이와 함께 르부르 박물관 분원과 구겐하임 미술관 건설 등을 통해 중동의 '문화 허브'를 꿈꾸고 있는 UAE와 콘텐츠 육성을 위한 대형 공동투자 펀드 조성, 콘텐츠 제작기술 공동개발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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