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PK‘동남권 신공항’의 혈투

입력 2011-03-29 11:09 수정 2011-03-30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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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 내일 발표…영남은 ‘폭풍전야’

정부의 동남권신공항 발표를 하루 앞두고 정치권은 ‘폭풍전야’다.

입지선정 평가위원회의 평가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경남 밀양·부산 가덕도가 아닌 백지화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공항 논란은 정국의 ‘태풍의 눈’으로 세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신공항 문제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영남권의 대거 이탈하거나 핵분열 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백지화가 곧 김해공항 확장으로 받아들여지면서 한나라당 영남권은 격한 반응을 보이며 ‘일전불사’ 태세다. 밀양 신공항을 지지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촛불집회까지 예정돼 있는 실정이다.

신공항 대선공약이 백지화되면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로인해 조기 레임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태가 악화되자 청와대는“동남권신공항은아직 심사 중인 사안으로 관계부처에 심사가 끝나면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신공항 입지 선정 결정과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다. 그렇더라도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될 경우 그 책임을 청와대가 고스란히 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투데이는 29일 각기 밀양과 가덕도를 주장하며 대척점에 서 있는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과 부산시당위원장인 김정훈 의원을 만나 정부의 ‘백지화’ 및 ‘김해확장안’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김정훈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선 답을 내놔라”

“판 벌려놓고 대책 없이 집에 간다고 하면 누가 가만 놔두나”

김정훈 의원(부산남구갑)은 29일 동남권신공항 백지화 움직임 관련해 “어이없다. 한다 해놓고 갈등 심해지니 안하겠다는 것은 굉장히 무책임한 태도”라면서도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제대로 된 발표만 해준다면 납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부산시당위원장인 김 의원은 입지평가 선정에 정치논리가 개입했음을 분명히 한 뒤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결론만 내리면 굉장한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경쟁지인 밀양 선정을 막았다는 의미에서 “반타작은 했다”고 덧붙였다. 부산권 의원들의 안도감이 배여 있는 대목이다.

-동남권신공항 입지선정이 백지화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부산시당의 입장은.

▲솔직히 부산 입장에선 어이없다. 정치논리만 배제하면 당연히 가덕도다. (신공항을)한다면서 여론 다 부추겨놓고 이제와 갈등 심해지니 안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 굉장히 무책임한 태도다. 비난받아 마땅하다. 설사 양쪽 다 경제성 없어 백지화한다 하더라도 김해공항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당초 김해공항 확장 이전으로부터 파생된 문제가 동남권신공항 아닌가. 그렇다면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선 답을 줘야 한다.

-정치논리가 개입했다는 얘긴데 결국 내년 총선과 대선에 미칠 영향을 고려했다는 것인가.

▲정부에서 그 부분을 신경 안 쓸 수 있겠나. 총선과 대선 때 분명히 이슈화된다. 부산시민들 관심 엄청나다.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제대로 된 발표만 해준다면 어느 정도 납득을 하겠지만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결론만 내린다면 굉장한 반발에 직면할 것이다.

-부산권 의원들 사이에선 ‘반타작은 했다’는 안도의 한숨도 들리는데.

▲반타작했다는 것은 밀양 가는 것은 일단 막았다는 얘기다. 그런데 그게 신공항 관련해 정부입장을 수긍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경제성에 있어 둘 다 아니라고 한다면 김해공항 확장 이전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정부가 답을 내놔야 한다. 그리고 주민보상금 등 김해공항 확장에 들어갈 돈을 생각하면 차라리 가덕도로 가는 게 맞다.

-계속해서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정부대책을 요구하는데 이마저도 보류된다면.

▲우리가 가만 안 있을 것이다. 판 벌려놨다가 아무 대책 없이 집에 간다면 누가 받아들이겠는가. 당장 임시국회 대정부질문에서부터 정부를 강하게 추궁할 것인데. 마땅한 대안을 내놔야지, 그냥 손 털어선 안 된다.

-대구·경북과 부산 간 불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대구·경북 입장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 문제가 지역경제 살리기 차원의 문제는 아니다. 만약 신공항이 밀양에 세워지고 김해·울산공항 폐쇄하면 부산사람들이 가만있겠나. 군대를 동원하지 않고는 해결 못한다. 주고객인 부산사람이 KTX 놔두고 뭣 한다고 밀양까지 가서 비행기 타겠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저리도 우기니 답답하다는 거다.

조원진 “김해案 영남서 역풍 맞을 것”

“경제성 평가 명분 불과…朴 前 대표 언급 있을 것” 경남 밀양 신공항 건설을 지지하고 있는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은 확산되고 있는 김해공항 확장안과 관련 “이 대통령의 고향인 영남권에서 회오리를 맞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친박계 조 의원(대구 달서구병)은 정부의 신공항 백지화 및 김해공항 확장안은 경제성이 아닌 정치적 논리로 접근한 결과라며 이 배후로 청와대의 일부 참모진을 지목하고 있다. “부산 출신 청와대 사람들이 아무 내용도 모른 채 보고서만 들고 김해확장을 하겠는 것으로, 정도를 걸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이 논란의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조 의원의 주장이다.

-동남권신공항 입지 선정과 관련해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가 아닌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김해공항 확장안은)말도 안되는 소리다. 입지선정 평가위가 이제 밀양과 가덕도를 (실사)다녀온 뒤 점수도 매기기 전에 (김해공항 확장안이)나오는데 그런 발언을 한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현 정부는)엄청난 역풍에 직면할 것이다.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경제성 가중 평가는 백지화를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는 의구심이 여권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평가위원이나 평가단은 밀양과 가덕도의 현지실사에 대한 평가내용만을 말하는 게 평가위원이 할 일이다. (김해공항 확장은)공항을 짓는 문제가 아니고 공항을 옮기는 것은 동남권신공항을 안하겠다는 것으로 김해공항 확장에 대구 시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김해공황은 한국교통연구원(2002년)과 국토연구원(2007년) 등에서 두 차례나 ‘부적합’판정을 받았다.

▲밀양하고 김해공항 두 군데 경제성 평가를 다시 해봐야 한다. 당초 밀양(신공항)안에 대해 1,2단계의 안을 냈다. 그러면 B/C가 1.015가 나온다. 밀양과 김해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과 전문가를 모셔와서 객관적으로 다시 평가를 해야 한다.

-신공항 ‘백지화’ 또는 ‘김해확장안’ 등이 거론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청와대와 정부가 왜 산으로 가는지 모르겠다. 김해공항 확장은 지난 2002년 평가에서도 안된다고 했다. 이 모든 책임을 청와대가 져야 한다. 가덕도보다 밀양이 (평가점수가)더 나올 것이라고 생각해 부산이 죽는다고 생각하는 쪽에서 말을 퍼뜨리고 있다. 부산출신 청와대 사람들이 아무 내용도 모른채 보고서만 들고 김해확장을 하겠다는 것인데 정도(政道)를 걸어야 한다.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정이 날 경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입장표명 요구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어느 시점에서 (말씀을)하실 것이다. 박 전 대표도 신공항이 필요하다며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박 전 대표의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 발표가 하루가량 남았다. 향후 대응책은?

▲앞으로 1,2단계로 대응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유승민 위원장과 상의를 거치고, 우선 백지화를 거론한 청와대 인사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할 것이다. 그 다음으로 2,3단계로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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