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는 29일 정부와 한나라당의 취득세 50% 인하 방침과 관련 “취득세 인하조치를 보면 (정부가) 지방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 아닌가 의심이 간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실·국장 회의에서 “남 주머니를 마음대로 하고 있다. 3분의 1을 빼앗아 가면서도 상의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방의 주택 취득세를 9억원 초과 주택 매수 시 4%에서 2%로, 9억원 이하 주택 매수 시 2%에서 1%로 인하하는 지방세특례제한법을 4월 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이 방침이 실시될 경우 경기도는 5194억원의 세수가 줄어들게 된다.
이와 관련 김 지사는 “지방자치를 다른 나라에서 하니 그냥 구색 갖추기로 따라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갈 정도”라며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내가 요즘 헛발질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지방자치는 존립 여지가 매우 좁고 작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덧붙였다.
김 시자는 오는 31일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정부의 취득세 인하와 관련된 대책을 전국 16개 시·도지사와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김 지사는 정부와 한나라당이 취득세 인하 방침을 발표한 직후인 23일에도 “이렇게 해서 재정을 파탄 내듯이 하면 뭐 하러 도라는 행정단위를 두느냐. 차라리 도를 없애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