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률 '뚝'…소비자 물가 '高高'

입력 2011-03-30 11:08 수정 2011-03-3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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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I 2만달러 회복했지만…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크게 증가하며 2만달러를 회복했지만 개인순저축률은 되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을 못 쫓고 있다는 뜻이다. 기업과 개인부문의 저축률 차이도 벌어져 실물경기의 회복 온기가 밑에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10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개인순저축률(최종소비지출/순처분가능소득)은 3.9%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저축률과 GNI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경기 회복과 임금 상승을 통해 국민 소득이 오르는 건전한 경기 순환 과정에서는 빗나가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파른 물가상승률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9월부터 소비자물가는 3% 중반을 넘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던 시기가 아니란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의 수요 부문에 의한 충격이 커지고 있었다. 하지만 물가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더뎠다. 결과적으로 체감 경기의 온도는 내려간 셈이다.

특히 민간 부문 중 개인부문에 대한 저축률 하락폭은 더 컸다. 지난해 5%를 기록해 전년 대비 0.3%포인트를 하락했다. 반면 기업부문의 저축률 전년(18.1%) 대비 2.1%포인트 오른 20.2%를 기록했다.

기업과 개인의 경기 회복 속도가 벌어지고 있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서 앞으로도 소비 쪽 부문의 부진은 이어질 것”이라며 “경기 상승은 수출 쪽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내년경 국내총생산(GDP)과 GNI가 오른다 해도 물가를 잡지 못하면 일반 소비자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해소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급격한 가계부채 증가도 저축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저축률이 하락한 것은 소비가 늘어난 점도 있지만 가계 부채 증가로 이자 부담이 늘어난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사실 성장률은 서민 경제에 큰 의미가 없다”며 “유가 등 물가가 오르면 사람들은 씀씀이를 줄이는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30일 열린 조찬세미나에서 가계 부채 대책과 맞물린 서민금융 지원 활성화 방안을 4월초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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