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주마 우세를 예상하지만 큰 경주인만큼 섣부른 판단은 금물
서울과 부경의 성대결 양상... 뚜렷한 씨수말 세대교체 양상도 보여
2011년도 삼관마의 향방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삼관레이스의 첫 번째 경주인 KRA컵 마일(GII) 대상경주(국1, 1600m, 별정Ⅲ)가 오는 3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총상금 4억 원을 두고 열린다. 3세마들에게만 출전권이 주어지는 경주의 특성상 경기력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단편적인 자료만으로 우승마를 예측할 수 없어 항상 경주분석에 어려움을 겪는 경주이다.
현재까지 출마등록을 마친 마필들을 보면 서울의 강세가 접쳐지지만 홈그라운드에서 펼쳐진다는 이점을 안고 경주에 나서는 부경공원의 말들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출전마들을 소속 경마공원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작년 KRA컵 마일(GII)의 우승트로피는 서울의 ‘머니카’가 차지했는데 그 강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서울 경주마들은 그야말로 혼전 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출전하는 말들 대부분이 1600m 이상의 경주거리 경험이 있어 이번 대회를 대비해 철저한 준비를 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원정에 대한 부담감은 있어 컨디션 조절이라는 난제를 어떻게 풀어 가느냐가 서울 경주마들에겐 가장 큰 숙제로 남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부경의 3세마들 중 눈에 띄는 경주마는 드물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에서 “경주를 거듭할수록 힘이 차오르는 나이인 3세를 감안하면 성적에 대한 속단은 이르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경주마들에 비해 경주거리 경험도 일천하지만 부족한 경주거리는 조교를 통해 극복할 수도 있는 법. 서울과 부경 경주마들 중 눈에 띄는 경주마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서울] 선히어로(수, 3세, 12조 서범석 조교사)
‘메니피’의 자마. 서울에서 원정 오는 말 중 가장 최고군인 2군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 2세마 경주였던 브리더스컵 대상경주 챔피언에 빛나는 스타다. 하위군 시절에는 주로 선두권에서 경주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이었다면 최근에는 따라가는 전개도 능숙하게 소화해낼 정도로 성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전하는 마필 중 1600m이상 경주에 3차례나 출전해 중거리에 가장 경험이 많은 말이다. 금년 1월 경주에서는 1800m에서도 우승한 경험을 갖고 있다. 객관적 전력에서 타 말들을 압도하고 있어 이번 경주에서 가장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역시 우승후보 1순위다. 통산전적은 8전 4승, 2위 2회로 승률 50%, 복승률 75%를 기록 중이다.
[서울] 싱그러운아침(수, 3세, 41조 신삼영 조교사)
발 빠른 말들이 대거 포진한 이번 편성에서 막판 역전을 노린다. 선두권에 나선 말들끼리 자리다툼을 하다 선두권이 무너질 경우 손쉬운 승리를 차지할 수 있다. 한동안 출발에서 나쁜 습관을 보여준 탓에 100%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나쁜 습관을 고치고 안정된 전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최근에 마방을 이적한 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부분이 고무적이다. 출전하는 말 중 막판 탄력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경주 막판까지 예의 주시해야한다. 통산전적은 7전 2승, 2위 1회로 승률 28.6%, 복승률 42.9%를 기록 중이다.
[서울] 오펠리아(수, 3세, 48조 김대근 조교사)
원년 삼관마이자 한국 경마 유일한 삼관마인 ‘제이에스홀드’를 길러냈던 김대근 조교사가 공들여 만들어낸 말이다. 당시 마주였던 문재식 마주의 애마로, 문정균 기수까지 합세해 과거의 명성을 되찾아 온다는 목표로 경주에 나선다. 백색의 말로 530kg에 육박할 정도의 좋은 체격 조건을 지녔다. 아직 3세에 불과한데도 흡사 4-5세 정도의 완숙한 체격을 자랑한다. 경주 막판의 스피드가 일품이다. 이번 경주에서도 결승선을 앞두고 역전 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초반 무리하지 않고 자신만의 경주 흐름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통산전적은 5전 2승, 2위 3회로 승률 40%, 복승률 100%이다.
[부경] 우승터치(암, 3세, 15조 고홍석 조교사)
출발대를 박차고 나가는 순발력과 스피드가 굉장히 좋다. 경주를 거듭할수록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는 평가다. 이번 대회에서 열세로 평가받고 있는 부경의 자존심을 세워줄 경주마로 손꼽힌다. 다만, 아직까지 1300m까지밖에 경주 거리 경험이 없다는 것과 지금까지의 경주에서 줄곧 선두권에서 경주 전개를 펼쳤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만큼 변화를 가늠하기 힘든 마필이지만 특급 씨수말인 ‘메니피’의 자마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치는 상당히 높다. 지금까지 5전 3승, 2위 1회를 기록해 승률 60%, 복승률 80%를 기록 중이다.
[부경] 플라워(암, 3세, 20조 최기홍 조교사)
역시 ‘메니피’의 자마로 좋은 혈통을 자랑한다. 1400m까지의 경주경험이 전부라는 사실은 다소 불안요소로 꼽히지만, 최근 2연승을 달리고 있어 분명 상승세에 들었다는 부분도 무시하지 못할 요소. 특히 직전 경주에서는 선두권에서 밀렸지만 꾸준한 스피드를 보이며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스피드가 좋은 말들이 많은 이번 경주에서도 장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450kg대의 가벼운 체중이지만 경주 막판 승부 때의 강단은 여느 마필에 뒤지지 않는다. 결승선 직선주로에서의 이변을 연출할 수 있는 복병이다. 통산전적은 6전 2승, 2위 2회로 승률 33.3%, 복승률 66.7%를 기록 중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출전마들을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서울과 부경의 경주마들이 암-수 대결구도를 띄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3세에 접어들면서 수말이 암말의 능력을 압도하는 게 보통인데, 서울은 전부 수말이 출전한 반면 부경의 관심마필은 모두 암말이다.
둘째, 뚜렷한 씨수말의 세대교체 양상이다. 전통적 인기 씨수말이었던 ‘디디미’나 ‘컨셉트윈’ 등 과거 한국경마를 이끌던 고참급 씨수말 대신 신예 씨수말로 볼 수 있는 ‘메니’피, ‘비카’, ‘엑스플로잇’ 등의 자마들이 우승권에 포진했다. 이는 한국 씨수말들의 세대교체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삼관마(Triple Crown)란?
삼관마는 각국에서 우수 경주마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3세 경주마만 참가할 수 있는 3개의 주요 대회를 운영하는데, 한 해에 이 3개의 경주를 모두 우승하면 삼관마라고 부른다.
1930년 미국의 경주마인 ‘갤런트 폭스(Gallant Fox)’가 ‘켄터키 더비’, ‘벨몬트 스테이크스’,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대회를 우승하자, 언론에서 이를 트리플 크라운이라고 표현한 것에서 유래됐다. 세계 각국에서는 나름대로의 3관 경주를 운영하고 있으며, 삼관마에 등극하면 경주마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간다.
미국에서는 1978년 이후에 삼관마가 나오지 않을 정도이다. 국내에서 3관 경주는 ‘Kra 컵 마일’(4월), ‘코리안 더비’(5월), ’농식품부장관배‘(10월)이며, 역대 삼관마는 2007년의 ’제이에스홀드‘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