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시장 속였다?...푼돈으로 슈퍼엔고 진압

입력 2011-04-01 10:38 수정 2011-04-0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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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공조개입 규모 예상외로 낮아...적절한 타이밍이 약효

일본은행(BOJ)과 주요 7개국(G7)이 기존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규모의 시장개입으로 슈퍼엔고를 잠재운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재무성은 지난달 31일 2월 25일~3월29일까지의 외환시장개입 상황을 발표했다.

재무성에 따르면 이 기간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매도를 통한 시장개입 규모는 6925억엔으로, 미국과 유럽의 개입 규모를 포함해도 작년 9월 일본이 단독 개입한 2조1000억엔을 크게 밑돌았다.

미국의 경우 시장개입 규모는 10억달러로 보이며, 유럽도 이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러당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은 슈퍼 엔고가 수그러든 것은 G7이 신속한 공조 체제로 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일본을 포함한 G7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는 지난달 18일 긴급 전화회의를 열고 외환시장에 공조 개입을 단행했다.

대지진ㆍ쓰나미로 인한 일본발 경제 위기에 대한 경계심에 엔화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지 불과 하루만에 내려진 결론이다. 이후 엔화 가격은 달러에 대해 사상최고치인 76.25엔에서 83엔대로 하락했다.

역사적으로 선진국들이 공조 개입을 단행한 것은 1985년 프라자 합의를 포함해 6회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이번처럼 신속하게 공조 개입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

한 금융 전문가는 “국가마다 정치적 조정이 필요한 공조 개입은 원래 수개월에 걸쳐 주도면밀하게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번에는 순간적으로 정해졌다”고 말했다.

G7이 공조 개입설이 나돌던 당시,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10년 넘게 환율개입을 단행하지 않은만큼 일본의 단독 개입도 묵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G7이 이 같은 신속한 결정은 시장의 예상을 뒤엎었다.

씨티은행의 다카시마 오사무 수석 외환투자전략가는 “적절한 타이밍에 이뤄진 공조 개입이 환율 안정에 기여했다”며 “중동 정정 불안 등 리스크 요인이 많아 안전자산으로 엔을 선호하는 심리는 강하지면 엔의 상승 기대는 많이 후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G7의 예상외 공조 개입으로 외환증거금 거래(FX) 투자자들은 된서리를 맞았다.

이들은 엔이 급등하기 전날 차익실현을 위해 가지고 있던 달러를 일부러 매각한 뒤 엔화 값 상승을 예상해 엔화 매입을 늘렸다. 작년 9월 일본 정부의 환율 개입 당시 상황이 재연될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 영향을 받은 개인 투자자들의 FX 투자가 둔해지면서 최근 엔화 안정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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