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연 대우증권 PB Class 갤러리아 부장은 150여명의 고객들이 맡긴 수백억원을 관리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에는 10년 이상 그를 믿고 자산을 맡긴 사람도 있고 직장을 옮길 때 따라와 준 고객도 있다.
이처럼 고객의 믿음을 얻는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그는 전했다. 고액 자산가들이 주거래 PB를 결정하는 데에는 3~5년이 걸리며 1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고객이 1000만원만 가지고 1년 내내 거래하면서 간을 보는 경우도 많다. 신뢰가 형성되면 모든 것을 맡기지만 아니면 떠나는 식이다.
서 씨가 고객의 마음을 얻는 첫 번째 비결은 ‘정성’이다. 위탁자산의 규모나 고객의 겉모양새를 따지지 않고 미래의 고객이라는 생각으로 언제나 정성을 다한다.
서 PB는 “요즘은 고액 자산가의 기준을 최소 50억원 이상으로 보는데 대우증권 PB Class의 고객 가운데는 3억~10억원의 자산가도 많다”며 “발굴해서 키워가기(Upselling)에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수익률’ 도 서 PB의 강점이다. 서 PB의 다양한 고객층 가운데 은퇴 후 노후를 대비하는 고객들이 가장 많다.
노후대비 고객들은 고수익보다는 평생 모은 자산의 손실 없이 자산증식을 원한다. 때문에 서 PB는 보수적인 자산관리원칙 아래 약간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 서 PB는 “원금을 지키면서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방향, 상승장에서 쫓아가기보다 하락장에서 더 많이 커버하는 방식으로 정기예금의 2~3배 수익(8~10%)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녀는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HSBC 선정 아시아태평양지역 개인금융부문 최고실적상을 수상했을 정도다.
서 PB의 투자 원칙은 ‘위기와 기회는 같이 온다’는 것.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져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안을 느끼고 매도할 때 그녀는 과감하게 매수한다. 과거 미네르바 사건 때는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수익을 얻었고 최근 방사능 관련 이슈가 터지고 나서도 추가 매수를 권했다.
서 PB는 “시장전망을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며 “역발상 투자가 오히려 시장에서 적중하곤 했다”고 말했다. 단 목표했던 수익률에 도달하면 현금화시켜 안전성을 추구하고 위험자산은 적립식으로 투자한다.
요즘 그녀가 추천하는 상품은 스텝다운형 지수 주가연계증권(ELS)과 적립식 펀드다. ELS는 연 10% 가량의 수익을 제공하고 적립식 펀드는 변동성이 클 때 추가 매수함으로써 중장기 수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
서 PB는 “관리하던 고객의 소개를 받고 새로운 고객이 찾아올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고액 자산가들은 자신의 거래처를 밝히기 꺼려할 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에게 돈을 관리해줄 사람을 소개하는 데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서 PB는 온 가족이 자산 관리를 받는 시대를 꿈꾼다. 그는 “국내 PB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PB사업이 정착될 때까지 일관성과 결단력을 바탕으로 신뢰 받는 PB로 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