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논쟁으로 캐피탈사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오히려 대출영업 확대로 이자수익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의 캐피탈 고금리 발언 이후 개인 신용대출 금리를 10% 넘게 인하하면서 서민금융 위축을 우려했지만 실제로는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5일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 아주캐피탈, 우리파이낸셜 등 개인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10개 캐피탈사의 지난해 총 이자수익은 2조64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캐피탈사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신용대출 금리를 크게 낮췄다. 캐피탈업계는 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 축소와 수익성 악화를 우려했지만 실제 대출 영업은 확장세를 지속한 것이다.
분기별 이자수익도 지난해 1분기 4798억원, 2분기 6897억원, 3분기 6647억원, 4분기 6972억원으로 금리 인하가 매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반기보다 하반기의 이자수익이 더 큰 곳도 10개사 중 7개사에 달했다.
지난해 7월 이명박 대통령이 미소금융을 방문해 캐피탈사의 고금리를 질타한 뒤 하나캐피탈이 신용대출 최고금리를 36%에서 29%로 7%포인트 낮춘 것을 시작으로 아주캐피탈, 현대캐피탈, 우리캐피탈, IBK캐피탈, 롯데캐피탈 등이 잇따라 최고금리를 인하했다. 이어 올 들어서도 현대캐피탈이 최고금리를 29.9%로 인하한 데 이어 우리파이낸셜, NH캐피탈, 한국씨티그룹캐피탈, IBK캐피탈은 2~3월 최고금리를 30% 이하로 낮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개 캐피탈사 가운데 7개 캐피탈사의 대출 영업 매출이 증가했다.
현대캐피탈의 이자 수익은 1조43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2.2% 증가했고 롯데캐피탈은 3105억원으로 17.8% 늘었다. IBK캐피탈은 1582억원으로 303.1%나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개념의 수익은 올랐을지 모르지만, 실제로 이윤은 다소 떨어졌다”며 “올해도 업체들의 금리 인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