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싱크탱크]③기업성공 이끌며 국가경제 기여 ‘컨설팅 사관학교’

입력 2011-04-06 11:03 수정 2011-04-0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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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97년 외환위기 경고 등 정확한 진단 명성의 LG경제연구원

2003년 4월 23일 ‘책의 날’을 맞아 청와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독하고 있는 몇 권의 책을 소개했다. 그중 하나가 LG경제연구원이 그해 3월에 내놓은 ‘한국 경제 이렇게 바꾸자’라는 제목의 단행본이었다. 이 책은 성장 한계에 직면한 한국 경제를 한 단계 끌어올리려면 ‘혁신 주도형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유독 LG경제연구원의 책자가 노 전 대통령의 눈길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한 발 앞선 정확한 진단’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1997년 7월에도 LG경제연구원은 ‘한국의 위기 가능성 진단’보고서에서 “외채로 인해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01년 초에는 ‘가계 부실화 진단과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소비를 억지로 부추겨서 경기를 부양하면 가계부실과 신용불량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먼저 미래를 준비한다 = LG경제연구원이 컨설팅 사업을 시작한 것은 1989년으로 ‘토종’ 컨설팅 펌이 거의 없던 시절이다. 남보다 먼저 시작한 덕분에 LG경제연구원은 ‘컨설팅 사관학교’로 불리기도 한다. 국내 주요 컨설팅회사에는 LG경제연구원 출신의 시니어급 컨설턴트들이 포진, 국내 컨설팅 업계를 이끌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1994년 고객만족 경영과 리엔지니어링, 벤치마킹 등의 기법을 담은 ‘21세기 신경영 조류’라는 책자를 발간해 경영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책이 소개한 경영기법들은 당시 세계 경영 현장과 학계에서 각광받는 최신 기법이다.

이후에도 국내 기업들의 경영 혁신 노력을 평가한 ‘한국기업의 경영 현주소’와 초우량 기업들의 숨겨진 경영 혁신 비법을 소개한 ‘월드 베스트 프랙티스 33’ 등을 내놓았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일부 컨설팅 펌처럼 외국 사례를 그대로 베껴다 국내 현실에 맞추는 게 아니라 독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기업 성공 지원하는 연구소 추구 =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는 LG경제연구원의 도전이자 기회였다. LG경제연구원은 IMF 이전까지 기업은 물론 정부부처, 학교,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컨설팅 사업을 벌였다. LG경제연구원이 기업에 포커스를 맞추기 시작한 것은 IMF 사태가 계기가 됐다. 한보·삼미·진로·기아·해태·한라·청구 등 건실하다고 평가받던 기업들 무더기로 쓰러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연구의 최우선 순위에 ‘기업’을 올려 놓았다. 국내 기업을 탄탄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국가 경제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일이라고 여긴 것이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이를 계기로 LG경제연구원은 국내 주요 사업의 경쟁력 강화, 신사업 창출 등의 연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대 들면서 LG경제연구원은 기업을 가장 잘 알고 기업 성공을 지원하는 민간 연구소를 추구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LG의 지주회사 출범 과정에서 이론적 뒷받침과 조직 운영 구상에 이르기까지 큰 그림을 그렸다. 그룹 구조조정본부와 손발을 맞춰 자회사의 역량 조사, 지주회사의 방향 제시 등 주요 과제를 소화해냈다.

LG의 지주회사 변신은 한국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점 가운데 하나인 재벌의 문어발식 소유지배 구조를 탈피하는 출발점이 됐다. 특히 전자와 화학, 통신 산업에서 다양한 리서치와 풍부한 컨설팅 경험이 강점이다. 이를 통해 현장감 넘치고 심도 있는 내용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론과 실전’에 두루 강한 것도 LG경제연구원의 강점이다. 현재 전자·화학·텔레콤·상사·유통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에 연구원 출신 임원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현 주러시아 대사관 - 특명전권대사)이 LG경제연구원 원장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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