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가구 1위 '퍼시스의 부도덕'

입력 2011-04-06 11:00 수정 2011-04-0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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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중기 '팀스' 설립 조달시장 참여....동반성장 역행

사무용 가구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퍼시스가 내년부터 정부발주 가구입찰에 제한을 받게 되자 팀스라는 ‘작퉁’ 중소기업을 만들어 입찰에 참여, 중소 가구업체의 공분을 사고 있다.

퍼시스는 팀스와의 지분관계가 정리돼 전혀 상관 없는 회사라고 발뺌하고 있지만 본지 확인결과 손동창 퍼시스 회장을 비롯한 퍼시스 계열사들이 팀스의 지분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도덕성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소 가구업체들은 팀스를 중소기업으로 인정한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내년 발효되는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액 1500억원, 자기자본이 500억원을 초과하는 가구업체는 정부 발주 가구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퍼시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2655억원, 최근 3년 평균 매출이 2478억원에 달해 중소기업 자격을 유지할 수 없다. 퍼시스가 팀스를 설립한 것은 이 때문이다.

퍼시스는 지난해 12월 16일 인적분할로‘팀스’라는 관계사를 설립해 대기업 기업범위를 피해갔다. 이미 중소기업확인, 직접생산증명서 발급 등 공공조달 시장진출을 위한 절차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퍼시스는 ‘팀스’의 지분을 이미 처분했기때문에 별개의 회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오너일가 및 계열사들이 절반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계열회사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손동창 퍼시스 회장은 팀스 지분 21.05%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손 회은 퍼시스 지분 21.05%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또 퍼시스의 계열사인 시디즈와 일룸도 팀스 지분을 각각 10.31%, 5.92%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양영일 퍼시스 부회장(1.5%) 외 손 회장 일가 지분을 포함해 퍼시스 특수관계인이 42.7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퍼시스가 위장 중소기업 논란을 감수하면서 팀스를 분사한 것은 연간 4000억원에 달하는 조달시장을 잡기 위해서다. 서울·경인금속가구조합에 따르면 퍼시스는 가구 조달시장에서 지난해 8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규모 중 21%에 해당하는 것으로 2009년엔 비중이 38%에 달했다. 중소 가구업체들은 내년부터 퍼시스가 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한창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 ‘팀스’라는 짝퉁 중소기업 출현으로 희망을 잃게 됐다.

중소 가구업체들은 퍼시스에 대해 법적 소송 등 실력행사에 나섰다. 가구산업발전 비상대책위윈회(이하 비대위)는 퍼시스에서 분할된 팀스에 대해 중소기업청을 상대로 중소기업확인 행정심판을 청구하고, 중소기업중앙회에는‘직접생산확인증명’발급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 남부지법에 제출했다.

허성회 비대위원장은 “올해 퍼시스와 팀스가 공공시장에 나란히 진출하게 되면 조달시장을 독식하게 되고 내년이 되기 전 50%의 중소업체가 문을 닫을 상황”이라며“팀스는 올해 조달시장에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범가구인이 참여하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이달 중 열고 팀스의 사업자등록증반납 투쟁도 벌일 계획이다. 또 설비와 제품개발에 투자한 중소기업의 피해 사례를 수집해 법적 소송도 제기하기로 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퍼시스가 공공 조달시장 진출을 포기하지 않는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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