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 가격이 급등, 집값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중국에서 800만 위안(13억원)짜리 호화 묘가 등장했다.
청명절을 맞아 중국의 한 누리꾼이 최근 인터넷을 통해 '중국 10대 최고가 호화 묘지'를 소개하면서 샤먼(廈門)의 '안러(安樂)영구묘지'의 호화 묘가 800만 위안을 호가해 중국의 최고가 묘지라고 밝혔다.
또 우시(無錫)의 한 호화 묘지는 가격이 300만 위안(5억원)에 달하고 선전(深천<土+川>)과 충칭(重慶)에서도 각각 220만 위안(3억6000만원)과 188만 위안(3억1000만원)짜리 묘가 판매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6일 안러영구묘지 관계자를 인용, 800만 위안짜리 호화 묘지 규모는 10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당 가격이 80만 위안(1억3000만원)가량 되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명당인데다 주변 경관이 빼어나고 묘지 조성에 최고급 자재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소유주가 원하지 않는다며 묘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곳의 일반 묘지 가격도 ㎡당 2만-11만 위안(330만원-1800만원)에 달하며 200㎡ 규모인 600만-700만 위안(10억-11억6000만원)대 묘지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충칭 공원묘지 역시 일반 묘지가 ㎡당 2만4000 위안(400만원)에 매매되고 있으며 위치가 좋은 '예술묘'는 3㎡짜리가 14만-17만 위안(2300만-28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선전에서도 일반 묘지는 ㎡당 4만 위안(660만원)을 웃돌고 호화 묘지는 ㎡당 20만 위안(3300만원) 이상에 팔리고 있다. 관리비와 녹지 조성비 등 묘지 조성에 드는 부대 비용 3만2000 위안(530만원)은 별도다.
중국의 고가 묘지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9년부터 집값과 함께 묘지 가격도 덩달아 2-3배 폭등하면서 창춘(長春) 등 지방도시에서조차 묘지 가격이 ㎡당 2만 위안에 달해 아파트 가격보다 배 이상 비싸다.
충칭의 한 공원묘지 관계자는 "묘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가 묘지는 웬만한 호화 별장보다 비싸다"며 "자리만 좋으면 가격에 관계없이 묘지를 구입하겠다는 사람이 줄을 서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은 묘지난 해소를 위해 1인 기준으로 0.7㎡을 초과해서 묘지를 쓸 수 없고 합장하더라도 1㎡를 넘을 수 없도록 규정했으나 호화 묘지 판매상들은 교묘하게 법의 허점을 이용, 단속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누리꾼들은 "집값 폭등으로 집의 노예가 됐는 데 이제 묘지의 노예마저 돼야 할 판"이라며 "돈이 없으면 죽어도 묻힐 곳조차 없게 됐다"고 말했다.